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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위기 홈플러스, 공개경쟁입찰 전환에도 인수자 찾기 난항

운영자금 10억 수준, 파산 가능성↑...MBK "인가 전 M&A 성사 위해 노력"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5.10.23 11:50:16
[프라임경제] 기업회생 절차 중인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기 위한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하지만, 인수자 부재와 재무구조 악화 등으로 인가 전 M&A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홈플러스 사태를 짚은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운영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홈플러스의 파산 가능성이 크다"며 "홈플러스의 운영자금이 10억원 내외"라고 직격했다. 단 이는 추석연휴 매출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인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마트 점포의 전기요금을 체납하며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단전을 피하기 위해 1개월 치를 먼저 납부했지만, 큰 변화 없이는 벼랑 끝에 놓인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2025년도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 연합뉴스


홈플러스 매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공모펀드에 대한 감사 의견 거절도 이어지고 있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유경PSG운용은 유경공모부동산투자신탁제3호 펀드가 제22기(5.21~8.20) 회계감사보고서와 관련해 회계감사인으로부터 의견거절을 받았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제20기 회계감사 이후 3회 연속 의견거절이다.

해당 펀드는 홈플러스 울산점과 구미 광평점, 시화점 등 3개 점포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 이 펀드의 인수 자금은 총 3002억원으로 이 중 1073억원은 공모펀드로 조달됐다. 판매는 DB금융투자와 SK증권, KB증권 등 3사를 주축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약 2000억원의 자금은 담보대출로 충당했다.

유경PSG운용은 지난 2023년부터 홈플러스 3개 점포의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2년째 난항을 겪고 있다. 높아진 금리에 더해 M&A를 진행 중인 홈플러스가 우선협상자를 확보하는 데 실패하면서 해당 펀드 또한 손실 위기에 놓였다. 

현재 홈플러스는 공개경쟁 입찰 공고를 내고 인수자를 찾고 있다. 

앞서 홈플러스의 최대주주인 사모펀드 MBK는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으로 인가 전 M&A를 추진했지만 3개월이 지나도록 인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GS리테일 △쿠팡 △네이버 △알리익스프레스 △이마트 등 국내외 기업들이 인수 후보에 이름을 올렸지만 실제 홈플러스 인수에 나선 기업은 없었다. 

결국 홈플러스는 지난 2일 기존 스토킹호스 방식을 접고 '공개경쟁입찰'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홈플러스는 매각 주관사 삼일PwC(삼일회계법인)를 통해 오는 31일까지 인수의향서(LOl)를 접수받는다. 인수의향자가 나타날 경우 11월3~21일 예비실사를 하고 26일 본입찰을 진행한다. 

업계 안팎에선 지금까지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았던 만큼 이번 공개경쟁 입찰을 통해 협상이 진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많다. 정치권을 비롯한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데다 시한도 촉박하기에 인수에 선뜻 나서기 부담스럽다는 관측도 있다.

인수 의향자를 계속 찾지 못할 경우 11월10일로 예정된 회생계획안 제출 시한을 추가로 연장할 수밖에 없다. 다만 이 경우 아무도 인수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부담이 커지는 데다, M&A가 길어지는 만큼 홈플러스의 유동성 위기가 더욱 악화된다는 딜레마에 빠진다.

일각에선 결국 정부 주도의 딜을 통해 홈플러스가 새 주인을 찾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농협하나로마트를 운영하는 농협경제지주가 홈플러스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수전에 참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인수의향서가 접수돼 회생법원에 제출하면 정상 경영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지난 14일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인가전 인수합병(M&A)에 대한 의지는 확고하다. 회생해야 한다. 무조건 해야 한다"며 청산이 아닌 매각을 통해 홈플러스를 살리겠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측도 "스토킹호스 방식 아래서 진행했던 잠재적 인수자와의 협의는 계속 진행 중"이라며 "인가 전 M&A의 성사를 위해 필요한 모든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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