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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진단 시, 자신의 병명을 챙겨라

[기획]④ 민영보험의 ‘허와 실’

조윤미 기자 | bongbong@newsprime.co.kr | 2008.12.01 14:47:38

[프라임경제]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안 되고’. 보험 피해자들은 민영보험사가 무조건 트집을 잡고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보험 피해자들의 대부분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민영보험사로부터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도 모르는 병명 때문에 억울하게 민영보험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한 안타까운 사연이 있어서 취재해봤다.

   
< 사진설명 = 의사들이 의학용어로 표기하는 진단기록과 달리 진단서는 환자들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병명이 기록되므로 병명 확인요청을 반드시 해야 한다 >

나도 모르게 적힌 ‘뇌암’ 판정 때문에 보험금 못 받은 억울한 사연
법적책임 피하려는 보험공단, 보험금 미지급하려는 보험사 간 공방

최근 위암 판정을 받은 47세 김모씨는 지난해 암진단 시 1,000만원 보장상품을 가입한 민영보험사에 암진단 확인서를 제출했으나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보험 가입 2년 전 진료 기록에 ‘뇌암’ 의심 판정을 받은 기록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김씨는 자신이 모르는 진료기록으로 추후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는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김씨는 전혀 몰랐던 것이다.

◆ 나도 모르게 내가 ‘뇌암’?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후, 자신의 진료기록을 보기란 쉽지 않다. 의사가 영어로 병명을 적어놓으면 간호사가 그것을 보관하게 되기 때문이다. 환자는 의사가 말로 쉽게 알려주는 진료 결과를 듣는 게 전부다.

대부분의 진료기록은 의사들이 쓰는 전문용어를 영어로 사용하기 때문에 설사 환자가 볼 수 있다 해도 무슨 내용인지 알 수 없다. 이를 악용한 진료기록서에 자신도 모르는 심각한 병명이 의심된다는 내용을 적는다면 꼼짝없이 보험피해자가 될 확률이 높다.

민영보험사는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오면 까다롭고 철저한 검증을 통해 사고에 해당하는 보험금을 지급한다. 이렇게 철저한 검증 시스템을 거치는 사이 다수의 보험 가입자가 당초 받기로 한 보험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되는데 이러한 보험 피해자의 수가 상당한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홍보실 관계자는 “병원에서 환자를 진료 후, 국민건강보험공단에 공단부담금을 신청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부담금을 부풀리기 위해 작은 질병을 큰 질병으로 바꾸는 경우가 간혹 발생한다”며 “이런 경우 보험 피해자는 직접 법적분쟁을 통해 해결한 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질병정보내역 정정을 신청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자신 진료기록, 자신은 보기 힘들어

국민건강보험공단 자신의 진료기록명세서를 발급받기도 쉽지 않다. 보험사 제출용이라고 말을 하는 경우 본인이 직접 공단을 찾아도 발급을 거절받기 마련이다. 오히려 자신의 진료기록을 자신이 아닌 소송관계의 기관에서 요구할 경우 발급이 가능하다.

때문에 본인에 대한 질병정보내역 발급의 목적이 진료내역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있는지 확인차 발급 요청하는 것이라고 분명히 밝혀야 한다. 또, 공단에서는 법적 분쟁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서약서를 반드시 작성하도록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간혹 질병정보내역을 발급해 보험사에 제출한 후 가입자가 보험사와 소송이 걸렸을 때, 발급된 서류를 가지고 공단 측에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함”이라며 “서약서는 가입자가 발급한 질병정보내역을 타 기관(민영보험사)에서 이용시 문제가 발생해도 법적인 책임이 없다는 취지의 서류”고 설명했다.

이뿐이 아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민영보험사가 보험가입자에게 수고를 하게 하는 시스템 문제가 더욱 심각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관계자는 “보험사가 상품 가입 시 사전에 건강검진을 받는 방식으로 ‘고지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이라며 “보험사가 보험금을 지급할 때가 되서야 부랴부랴 가입자에게 질병정보내역을 제출해야 한다고 의무고지처럼 설명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미숙 보험소비자협회 대표는 민영보험사에 가입할 때 보험가입자 자신이 권리를 찾기 위해 꼼꼼히 자신의 진료기록을 확인해 볼 것을 권고했다.

김대표는 “특히 보험 가입 전에 가입자가 직접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자신의 진료기록을 꼼꼼히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며 “보험사는 보험사 지급을 해야 할 상황이 오면 가입자에게 질병정보내역을 의무 제출하게 하며, 이를 통해 보험가입자의 사전 병명을 발견하게 되면 ‘사전고지의무’를 문제로 지급을 거절하게 되는 것”이라고 보험금을 정당하게 받기 위해 소비자가 꼭 지켜야 할 권리를 직접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보험가입자의 법적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 질병정보내역 발급을 기피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고지의무위반’등의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가입자에게 질병정보내역을 반드시 제출해야한다는 보험사 사이에서 보험가입자만 수난을 겪고 있다. 이러한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보험 피해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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