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관광 산업이 대전환의 기로에 서 있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웹 기반 기술, 드론 콘텐츠 등 첨단 기술의 도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광의 정의는 '소비'에서 '경험과 연결'로 급속히 확장되고 있다.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5 관광이음주간' 행사 현장. = 김우람 기자
23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2025 관광이음주간' 행사 현장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흐름이 실감 나게 드러났다. 이날 행사는 기술과 창의성이 결합된 새로운 관광 콘텐츠들이 소개돼 관광 산업의 미래 방향성이 구체적인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었다.
이날 행사에는 △관광기업 △공공기관 △투자자 △스타트업 등 30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해 관광의 디지털 전환과 글로벌 진출 전략을 함께 모색했다. 특히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초개인화 여행, Web-AR 기반의 콘텐츠 경험, 드론을 활용한 지역 자원의 재해석 등은 새로운 관광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으로 주목받았다.
행사에 앞서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K-컬처의 세계적 확산과 함께 관광은 지금 두세 단계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시기를 맞고 있다"며 "AI와 관광벤처의 협업을 통해 3천만 외래 관광객 시대를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2025년부터 AI 특화 관광펀드 조성, 개방형 혁신사업 확대, 해외 관광기업 지원센터 확충 등 다각적인 정책적 지원에 나설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이어진 순서에서는 이상현 구글 플랫폼·디바이스 디렉터의 '여행 경험을 바꾸는 AI'를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이상현 구글 디렉터가 '여행 경험을 바꾸는 AI'를 주제로 발표하는 모습. = 김우람 기자
이 디렉터는 "여행자는 평균 40일 전부터 정보를 수집하고, 실제로 5시간 이상을 여행 준비에 소요한다"며 "AI는 이 복잡한 여정을 설계, 스크리닝, 실행이라는 분절된 단계를 통합함으로써 보다 원활한 여행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검색·리뷰·예약 등 흩어진 플랫폼 간 연결성과 데이터 통합이 향후 관광 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장에서는 '제16회 관광벤처사업'에 참여한 기업들의 발표도 이어졌다. 해당 사업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고, 탭엔젤파트너스가 액셀러레이팅을 맡아 예비 관광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발표를 맡은 기업들은 기술을 활용해 관광 경험을 어떻게 혁신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서비스로 보여줬다.
먼저 정민영 도약민 대표는 위치 기반 점령형 게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게임과 지역 상권을 연결해 젊은 관광객의 체류 경험을 확장시키는 전략을 선보였다. 사용자는 지정된 건물을 게임 속에서 점령하고, 실제 상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획득함으로써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중 경험을 얻게 된다.

정민영 도약민 대표는 위치 기반 점령형 게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는 게임과 지역 상권을 연결해 젊은 관광객의 체류 경험을 확장시키는 전략을 선보였다. = 김우람 기자
이 모델은 청년 창업팀이 대학 창업동아리에서 시작해 법인 설립까지 이어진 사례다. 지역경제와 연계한 관광 콘텐츠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어 곽석환 딜레이레스트 대표는 드론 기반 관광 콘텐츠를 소개했다. 관광객은 드론 촬영을 직접 체험하고, 실시간으로 편집된 영상을 바로 제공받을 수 있어 체류의 몰입감을 높여준다. 또 공유를 통한 관광지 홍보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 서비스는 △지역 청년 고용 확대 △ESG 실현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끝으로 제주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에피스페이스(대표 윤수련)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웹 브라우저 기반으로 증강현실(AR)을 체험할 수 있는 Web-AR 콘텐츠를 선보였다.
윤수련 대표는 "NFC 태그를 통해 쉽게 접속할 수 있는 AR 스토리텔링은 관광객의 몰입도를 높인다"며 "체험 미션과 쿠폰 리워드 기능을 통해 관광지 내 체류 시간을 실질적으로 연장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Time-rich 여행자에게 AR이 제공하는 여섯 가지 가치'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하며, 지역성과 기술이 결합한 관광 콘텐츠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 직무대행은 "AI 기술은 관광의 모든 순간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기업, 정부, 투자자 간 협력이 이뤄질 때 더 큰 가치가 창출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관광이음주간이 새로운 관광 산업의 생태계를 조성하는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