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달 생산자물가가 3개월 만에 하락 전환했다. 폭염·폭우 등으로 배추와 시금치, 포도, 쌀 등 농축산물 물가가 크게 올랐으나, SK텔레콤 통신요금이 크게 하락 한 것에 기인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3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0.12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지난 5월(-0.4%) 이후 석달 만에 내림세다. 다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0.6% 상승해 2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는 소비재·자본재뿐 아니라 기업 생산 과정에 투입되는 원재료·중간재 등까지 측정한 물가 지수다. 생산자물가는 일정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선행지표로 간주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농림수산품은 농산물(4.3%)과 축산물(2.8%)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4% 상승했다. 특히 △배추(35.5%) △시금치(30.7%) △쇠고기(5.9%) △돼지고기(4.8%) 등이 올랐다. 수산물은 △조기(45.2%)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쌀과 포도의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21.0%, 12.2% 상승했다.
공산품은 보합세를 보였다. 석탄·석유제품(-1.1%) 등이 내렸음에도 음료품(0.3%) 등이 상승한 영향이다. 전력·가스·수도 및 폐기물은 지난달과 같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비스는 정보통신·방송서비스(-3.4%)와 사업지원서비스(-0.1%) 등이 하락하며 전월 대비 0.4% 내렸다.
SK텔레콤의 통신요금 인하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SK텔레콤은 해킹사태에 가입자 이탈을 막고자 8월 한달 동안 2000만명이 넘는 가입자의 요금을 50% 감면했는데 이 영향으로 생산자물가가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문희 경제통계1국 물가통계팀장은 "농림수산품 물가가 폭염 등 기상 여건으로 인해 공급 부족을 겪으며 올랐으나, SK텔레콤의 요금 인하에 정보통신·방송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서비스가 내림세를 보여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동통신서비스의 가중치는 전체 100분의 9.1을 차지한다"며 "SK텔레콤의 통신 요금인하가 총생산물가지수를 약 0.24%포인트(p) 하락시켰다. 요금 인하가 없었다면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2% 올랐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편 물가변동의 파급과정을 파악하기 위해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지난달 국내공급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2% 상승해 2개월 연속 올랐다. 원재료(1.2%), 중간재(0.1%) 및 최종재(0.1%)가 모두 상승했다.
국내 출하를 제외하고 수출을 포함하는 총산출 기준으로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한 총산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상승했다. 서비스(-0.4%) 등이 내렸음에도 공산품(0.2%) 등이 오른 영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