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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보안·AI, 금융업 패러다임 대응"

2027년 적용 계획…카드사 암호화폐는 '불안한 탐색전'

배예진 기자 | byj2@newsprime.co.kr | 2025.09.23 12:30:07
[프라임경제] 현대카드가 스테이블 코인 확산과 인공지능(AI) 도입 가속화에 대응하기 위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내부 혁신 전략을 추진한다. 단순한 '신상품 경쟁'보다 기술 이해와 실질적 테스트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핵심이라는 입장이다.

아울러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롯데카드 해킹 사태와 관련해서도 "남의 일이 아니다"며 향후 보안 투자로 예산 방향을 잡고 보안 체계를 전면 재점검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정태영 현대카드·현대커머셜 대표이사 부회장. ⓒ 현대카드


"코인, 결국 자리 잡는다…지금은 불안한 탐색전"

가상자산과 관련해 업계 전반이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선제 대응'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카드는 과도한 속도전에는 선을 그었다. 정태영 부회장은 "스테이블 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는 결국 금융권에 안착할 것"이라면서도 "현재는 모든 플레이어가 확실한 전략을 갖고 움직인다기보다는 불안한 탐색전 단계"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화려한 제스처가 아니라 코인·블록체인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와 테스트 경험"이라며 "현대카드는 관련 지식 축적과 실험 측면에서 부족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AI·클라우드 전략 "2027년 본격 적용"

소비자 혜택과 리워드 구조 변화 전망에 대해서는 "AI가 당장 캐시백 등 단순 혜택을 바꾸진 않겠지만, 상품 설계와 의사결정 방식 전반을 재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현대카드는 이를 위해 향후 2년간 7~9개의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구축한다. △재무 데이터 △법률 계약서 △인사·정책 자료 등 민감한 데이터를 각각 전용 클라우드에 보관하고, 대규모언어모델(LLM)을 접목해 재무제표 작성, 투자수익률 분석, 법률 검토 등 업무에 적용한다는 구상이다.

정 부회장은 "2027년 이후에는 '재무제표를 만들어라'거나 '유사 계약서를 찾아라' 같은 지시를 AI가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인력 대체보다는 새로운 업무 창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재무·법률 분석처럼 단순 반복 작업은 AI가 맡고, 인간은 전략적 사고와 개념적 판단에 집중해야 한다"며 "철학과 기획 역량을 갖춘 인재 수요는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은 공공재…규제가 글로벌 확장 제약"

규제 환경에 대해서도 현실적인 한계를 지적했다. 현대카드 측은 "금융산업에 대한 규제는 단순히 당국 규제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여론과 언론 비판까지 포괄한다"며 "우리 사회는 금융을 공공재로 간주해 높은 수익성을 인정하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금융사가 해외 시장처럼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을 요구받는 상황은 아니다"며 "이 같은 제약이 국내 금융 선진화에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내수 중심 구조 속에서도 AI 같은 기술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은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대카드,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들도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제시했다.

조창현 현대카드 대표이사는 "현재 고객 수는 1250만명으로 외형 성장세도 이어가고 있다"며 "신용판매 본업에 집중하면서도 내년에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업계 최고 수준의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테크 기업으로의 전환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시우 현대커머셜 대표이사는 "부동산 위기 등으로 일시적 타격은 있었지만 기업금융·부동산·소비자금융 등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체력을 갖췄다"며 "앞으로 3~4년은 업계와 다른 성장 궤적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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