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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말아 먹은 정치인은 누구?

 

김성태 기자 | kst@newsprime.co.kr | 2008.11.27 16:33:48
   
<사진= 지난해 농협 내부 전산망에 오른 관련 문건>
 
[프라임경제]“농협중앙회는 권력이다.”
이 말은 기자가 농협을 취재하며 농협 관계자에게 들었던 말들 중에 압권이었다. 권력을 자칭하는 농협중앙회가 권력에 순응 할 수밖에 없었던 중앙회노조의 문건을 보면서 기자는 이것이 ‘투쟁하지 못한, 그래서 얻은 권력’이라는 해답을 얻었다.

실제로 기자 초년병 시절 농협을 취재하며 위압감과 당혹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었다. 특히 검사로 호칭되는 감사부서의 직원들로부터 받은 느낌은 “그 힘이 과연 어디서 나오는 지” 하는 의문이 동반됐다.

◆ 정치권이 인사를 좌지우지?

본지가 최근 단독 입수한 농협중앙회 노조측 문건을 보면, “정대근 전 농협회장 재임시절 정치권에서 정 회장의 약점을 이용하여 인사청탁을 하고 농협내 이권을 챙겼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농협중앙회 노조측 문건의 사실 여부에 대해서는 정치권과 농협중앙회간 진실게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지만, ‘노조’라는 이름을 걸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고개숙인 중앙회노조의 행보에 대한 비난과 사회적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될 전망이다.

◆농협 말아먹는 오적중 하나는 “정치인”

문건(지난 해 1월 2일 김종윤 위원장 명의의 문건) 에 따르면 농협중앙회 노동조합은 2007. 1. 2경 내부전상망을 통해 ‘조직을 말아먹는 오적(五賊)’이라는 성명서를 게시하였고, “농협중앙회 조직을 말아 먹은 오적 중 하나가 정치인이다”라고 역설했다.

노조는 “회장의 약점을 이용해 인사청탁을 하고 농협내 이권을 챙기려는 정치인” 그리고 “은인에 대한 보은...인사를 자행한 정대근 회장”이 조직의 오적이라고 강력 규탄했다.

또한 농협인사를 국회의원이 좌우하는 복마전 구조를 갖고 있다고 주장하며 실명을 거론하지 않았지만 이니셜을 통해 그 실태를 암시했다. 

문건에는 인사 며칠 전부터 정치권 K, L 그리고 실세인 L 국회의원이 밀고 있다고 떠돌던 이사들이 실제 지역본부장과 상무대우로 임명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정대근 회장의 선고공판을 10여일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 국회, 법원, 검찰 등에 영향력을 행사해 준 정치인들의 청탁을 지푸라기라도 잡을 회장이 어찌 거부할 수가 있겠는가?” “이와 같이 국회의원이 좌우하는 복마전 같은 인사구조가 바로 우리 조직의 서글픈 자화상인 것이다”라고 자평했다.

아울러 2006.12.22경 게시한 성명서에 따르면 지난 21일 정치권 유력인사가 중부권 모지역 주민 간담회 자리에서 “C본부장은 중앙본부 상무자리에 확정됐다”고 선언해 알면서 당하는 자투리 인생을 고백했다. 또 “정치권 실세가 압력을 행사하여 현직에 임용되었다던 J 본부장은 이번에도 상무자리를 위하여 또다시 그 실세 정치인이 나서고 있다”고도 했다.

이같이 정치권 인사들이 농협중앙회 인사권을 좌지우지하고 내부에서 조차 상상할 수 없을 수준으로 뿌리 박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그 이면에 각종 이권개입에는 얼마나 관여했겠는가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특히 지난 25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2006년 5월 정 전 회장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에 체포되자 그와 친분이 있는 옛 여권의 정치권 인사들이 검찰 측에 “불구속 수사를 하면 안 되겠느냐”고 요청했던 것으로 전해져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 풀리지 않는 한가지 의문

이처럼 농협중앙회 중앙회노동조합 성명서는 사안이 있을 때마다 잇따라 게시됐지만 곧바로 이어지는 ‘삭제’는 어떤 연유와 배경에서 이뤄졌을까 하는 의문이 동반되고 있다.

정치권의 이권개입과 사내 부당인사를 알면서도 당당히 맞서지 못하고 당해야 했던 것은 힘이 없었을 수도 있었던 것은 아닐까 하는 측은지심마저 든다.

그들이 농민과 농협직원을 대변하는 조직이라고 자부할 수 있는 지, 또 노조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이 시점에서 다시금 되새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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