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개인과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 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프라임경제] 코스피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고 있지만 개인과 기관·외국인 투자자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개인은 지수 하락에 베팅한 반면, 기관·외국인은 상승장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15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가 지난주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였다. 순매수 규모는 2913억7000만원에 달했다. 이어 'KODEX 인버스'도 706억60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상품은 모두 코스피200을 역추종하는 구조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선물지수를 2배로, 'KODEX 인버스'는 현물지수를 1배로 역추종한다. 지수가 하락할 때 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다.
뒤를 이어 'TIGER 미국S&P500'(689억원), 'ACE KRX금현물'(452억2000만원), 'TIGER 미국AI소프트웨어TOP4Plus'(399억원)가 개인 순매수 상위권에 올랐다.
코스피는 지난주 단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상승세를 기록했다. 4년2개월 만에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데 이어, 연일 신고가를 다시 쓰는 상황이다. 코스피가 연일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개인은 인버스와 해외 주식, 안전자산인 금에 투자하며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개인들의 역베팅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첫째는 차익 실현 심리다. 급등장 속 수익을 거둔 뒤 지수 하락에 베팅하며 '하방 헷지'에 나선 것이다.
둘째는 공매도 선행 지표다. 증권가에서는 대차거래 잔고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대차거래는 주식을 빌려 매도하기 위한 거래로, 잔고가 늘어나면 향후 공매도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음을 의미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대차거래 잔고는 105조2165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승세가 둔화하고 전체 거래대금 대비 공매도 비중의 상승 추세가 지속된다면 개별 종목 측면에서 변동성이 커질 확률이 크다"면서 "공매도 잔고 비중이 높은 종목들에 한해서는 경계심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수 상승에 베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기관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은 'KODEX 레버리지'(1945억8000만원),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1803억3000만원), 'KODEX 200'(829억1000만원) 순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역시 'TIGER200 선물 레버리지'(121억4000만원)와 'TIGER 코스닥150 레버리지'(111억5000만원)를 대거 순매수했다.
레버리지 상품은 기초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한다. 지수 상승 시 더 큰 수익을 노릴 수 있어 개인의 역베팅과 정반대 행보를 보였다. 기관·외국인 매수세 배경에는 금리 인하 기대와 글로벌 증시 호조가 자리한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개인과 기관의 상반된 포지션이 단기 이벤트와 경기 흐름에 따라 갈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3분기 기업 실적, 미국 기준금리 인하 속도, 글로벌 경기 회복 여부가 향후 증시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미·중 갈등과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국내 장기 연휴 전 수급 공백도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김경태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9, 10월 계절적 약세에 직면해 있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은 중기적 강세장의 시작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상호관세 여진과 9월 FOMC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며 "10월 초 국내 장기 연휴 전 수급 공백도 증시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