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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인천 대표 글로벌 캐릭터 IP 확장" 이희성 모로아일랜드 대표

송도 간척 서사에서 출발한 K-캐릭터…아시아 넘어 유럽으로

김우람 기자 | kwr@newsprime.co.kr | 2025.09.09 11:20:25
[프라임경제] 인천광역시. 우리나라 하늘과 바다의 관문이자,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도시다. 그러나 오랫동안 인천은 서울에 가려 '수도권'에 묶이거나 '노잼 도시'라는 편견에 갇히곤 했다. 

(우측부터) 이희성 모로아일랜드 대표와 토끼의 외형을 하고 있는 뜬구름 조각으로 만들어진 구름 캐릭터 '따로'. ⓒ 모로아일랜드

최근 들어 인천시는 송도국제도시를 중심으로 첨단 산업과 문화 콘텐츠를 육성하며 새로운 매력을 드러내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인천 출신 창업자가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낸 캐릭터로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이희성 모로아일랜드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가 인천에 주목한 이유는 유년 시절 경험과 맞닿아 있다. 송도의 간척 과정을 지켜보며 "무(無)에서 유(有)를 만든다"는 용기를 얻었다. 

이는 '따로따로월드' 세계관의 출발점이 됐다. 그는 "송도의 역사가 곧 따로따로월드의 시작과 맞닿아 있다"며 "가장 지역적인 것이 결국 세계적인 것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라고 설명했다.

13년간 디자인 업계에서 활동한 그는 늘 '누군가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는' 위치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우리만의 것'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다. 그 결과 구름 모양의 토끼 '따로(TTARO)'가 탄생했다. 따로는 괴짜 같고 엉뚱하지만, 실패조차 새로운 시도의 씨앗으로 삼는 긍정의 메시지를 담은 존재다. 

이 대표는 "따로따로월드는 누구나 도전할 수 있고, 실패마저 창조로 이어지는 세계"라고 설명했다. 

모로아일랜드의 차별화는 '성격 기반 세계관형 캐릭터'라는 점이다. MBTI 열풍이 보여주듯 현대 소비자들은 자신의 성격 유형을 통해 자아를 설명하고 소통한다. 

이 대표는 "가로, 세로, 바로, 애로 같은 캐릭터는 결국 인간이 가진 다양한 자아의 일부"라며 "소비자들이 '나는 바로 같아', '너는 애로 같아'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구조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단순한 외형적 귀여움에 그치는 기존 캐릭터 시장과 달리, 공감과 몰입을 바탕으로 팬덤을 확장할 수 있는 구조다.

모로아일랜드는 디자인 전문 기업 출신답게 IP 기획부터 시각화·패키지·상품 제작·유통까지 원스톱 대응 체계를 갖췄다. 외주를 거치지 않아 속도와 퀄리티를 동시에 잡을 수 있고, 브랜드 일관성 유지도 가능하다. 

실제로 모로아일랜드는 40종 이상의 상품 SKU를 이미 확보하고 있으며, 인형·문구·잡화 등으로 즉시 상품화를 진행할 수 있다. 봉제인형과 패브릭 소품 같은 양산 경험도 쌓아 단순한 디자인 보유 기업을 넘어선 실행력을 입증했다.

ESG 트렌드와 접목한 협업 사례도 의미가 깊다. 친환경 칫솔 브랜드 '리시오'와 진행한 프로젝트는 '따로' 캐릭터를 통해 플라스틱 저감 메시지를 담아냈다. 단순한 콜라보를 넘어 환경 메시지와 기능성을 함께 전달하며 지자체 납품까지 성사됐다. 

리시오 따로 칫솔. ⓒ 모로아일랜드


이 대표는 "단순 귀여움이 아니라 메시지를 담아낸 협업이라 더욱 보람 있었다"고 강조했다. 블랙핑크 홍보 굿즈 제작, 롯데칠성 사내벤처와의 '아이시스' 패키지 협업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도 확보하며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십까지 이어가고 있다. 

또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탭엔젤파트너스가 운영하고, 인천테크노파크 인천콘텐츠기업지원센터의 2025 인천 콘텐츠기업 액셀러레이팅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돼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해외 진출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모로아일랜드는 일본 피규어·생활용품 기업 데꼴(Decole)과 라이선싱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 이우시장 캐릭터 협회에서 '우수 한국 캐릭터'로 선정됐다. 대만 에이전시와도 협상 중이며, 베트남 팝업스토어도 준비 중이다. 

그는 "해외 바이어들이 SNS를 통해 직접 연락해왔다"며 "K-캐릭터로서 국내에서 인지도를 쌓은 뒤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한 캐릭터 자산 확장 시스템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팬들이 원하는 배경이나 의상을 빠르게 제작해 디지털 굿즈, 게임, 영상 등 다양한 포맷으로 전환할 수 있다. 덕분에 콘텐츠 제작 속도와 확장성이 크게 높아졌다. 팬덤 형성 전략도 실험적이다. '랜덤 키트' 판매를 통해 소비자의 가챠 욕구를 자극했고, 개봉 인증이 SNS에서 자발적으로 확산되며 숏폼 영상과 결합해 파급력을 키웠다.

현재 모로아일랜드는 투자자 설득을 위해서는 단순한 '귀여운 캐릭터'가 아니라, 성격·감정 세계관을 담은 IP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이 대표는 "문구·패션잡화·교육·전시·디지털 콘텐츠 등으로 확장이 가능한 구조를 갖췄다"며 "매년 200% 이상 성장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계획은 분명하다. 3년 내 일본·대만·베트남을 중심으로 아시아 시장에서 안정적 매출 기반을 만들고, 5년 내 북미와 유럽으로 확장해 글로벌 매출 비중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연매출 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삼았다. 

그는 "캐릭터 산업은 일시적 유행에 그치기 쉽다"며 "우리는 성격과 감정이라는 깊이 있는 세계관을 통해 지속적인 팬덤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궁극적으로 이 대표는 따로따로월드를 '감정 경험을 남기는 브랜드'로 성장시키고자 한다. 교육·전시·체험형 콘텐츠 확장뿐 아니라, 언젠가는 디즈니랜드처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구현하고 싶다는 포부다. 

모로아일랜드의 목표는 감정 경험을 남기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다. ⓒ 모로아일랜드


이 대표는 "우리의 지향점은 캐릭터가 아니라 감정과 성격을 주제로 한 새로운 놀이·교육·문화의 장"이라며 "어른들이 먼저 공감하고 위로받는 캐릭터가 될 때, 아이들에게도 자연스럽게 확산될 수 있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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