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모험은 익스트림 스포츠가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보는 실험이에요. 일상을 흔드는 작은 도전이죠"
모험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비드(BEAD)의 이재은 대표는 80여개국을 누빈 세계일주 경험자다. 오지 하이킹부터 자전거 종주까지, 그의 모험담은 셀 수조차 없다. 그런 그가 모험을 즐기는 사람에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사람으로 변모했다. 이유에 대한 그의 말이다.
"모험을 향유하고 싶은 사람은 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시장은 아직도 너무 불편하고, 정보도 단절돼 있죠"
이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플랫폼이 바로 비드다. 비드는 '모험을 하고 싶은 사람(참여자)'과 '모험을 이끄는 사람(호스트)'을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자전거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은 자신의 일정과 성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추천받고, 해당 지역에서 투어를 운영하는 호스트는 참가자 모집과 예약·운영을 비드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
참여자에게는 인공지능(AI) 기반 모험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호스트에게는 예약·상품 운영·커뮤니티 관리까지 가능한 디지털 운영 도구(서비스형 소프트웨어, SaaS)를 제공하는 구조다.
◆세계일주에서 만난 가능성, 한국 모험 시장으로 옮겨오다
이 대표는 30개월간 80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모험 콘텐츠를 직접 경험했다. 처음에는 모험을 기록하는 인플루언서로, 이후에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커뮤니티 중심 모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점차 공급자의 역할을 맡게 됐다.
"사이클, 백패킹, 하이킹은 여행의 방식이자 삶의 태도였어요. 그런데 그걸 연결해 주는 플랫폼이 없더라고요. 참여하고 싶어도 정보가 흩어져 있고, 예약은 카톡이나 계좌이체로 해야 하고…디지털전환 사각지대였죠"
그는 한국의 자연과 지형, 계절은 모험 콘텐츠에 있어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충분하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국관광공사도 하이킹·캠핑·라이딩 등을 '2025년 주목해야 할 관광 콘텐츠'로 꼽았다. 하지만 아직 국내 플랫폼은 정보 제공이나 결제, 후기 관리 등에서 미흡한 수준이다.
"좋은 호스트와 콘텐츠는 많은데, 수요자가 접근하기 힘들어요.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비드를 시작했습니다"

비드는 지역의 자연과 사람을 모험 콘텐츠로 바꾸는, 지역 연계형 모험 관광 플랫폼을 지향한다. © 비드코퍼레이션
비드는 지난해 최소기능제품(MVP)을 개발하며 모험 중개 플랫폼으로 출발했다. 이후 참여자들의 수요 분석을 통해 실시간 예약·결제 기능이 핵심임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예약 엔진과 관리자 기능을 갖춘 부킹 시스템으로 확장 중이다.
참여자에게는 AI 기반 큐레이션을, 호스트에게는 예약·상품 관리·마케팅 도구가 통합된 SaaS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구조다.
이 대표는 이를 모험계의 '에어비앤비' 혹은 '클래스101'에 비유한다. 하지만 모험 특화 데이터베이스(DB)와 AI 큐레이션 그리고 인플루언서 중심 다 회차 커리큘럼 운영 등 차별화된 경쟁력도 갖췄다.
"모험은 한 번 해보고 끝나는 경험이 아니라, 주기적으로 반복할수록 삶이 바뀌는 경험이에요. 그래서 커리큘럼 형태로 재참여를 유도하고, 커뮤니티도 함께 설계합니다."
◆자연이 곧 콘텐츠, 어드벤처 허브의 철학
비드는 단순한 액티비티 중개 플랫폼이 아니다. 지역의 자연과 사람을 모험 콘텐츠로 바꾸는, 지역 연계형 모험 관광 플랫폼을 지향한다. 실제로 강원, 경기, 인천 등지에서 커리큘럼을 기획·운영하며 지역과의 접점을 넓히고 있다.
특히 인천에서는 해양스포츠, 섬 하이킹, 로컬 체험을 엮은 커리큘럼을 바탕으로 마이스(MICE)와 연계한 리트릿 프로그램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활동을 인정받아, 비드는 올해 인천관광공사 주관, 탭엔젤파트너스가 운영하는 '인천 관광·MICE 스타트업'에 선정되며 지역 기반 모험 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섬과 바다, 산이 모두 있는 인천은 모험 관광지로 손색이 없어요. 한국을 찾는 외국인에게도 모험의 시작과 끝은 인천이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죠"
비드는 현재 약 100여명의 호스트를 확보하고 있다. 총 팔로워 수는 150만명 이상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기 분야에 열정과 전문성을 가진 인플루언서, 선수, 동호회 운영자들이다. 이들과 함께 콘텐츠를 기획하고,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것이 비드의 또 다른 성장축이다.

비드는 어드벤처 허브(Adventure Hub)를 기반으로 지역 기반 모험 산업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 비드코퍼레이션
"모험이 주는 힘은 단순히 여행에서 오는 게 아니에요. 그 안에 도전, 회복, 확장이 있어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반복적으로 참여하는 거죠"
현재 비드는 AI 큐레이션 고도화와 SaaS 정식 론칭을 목표로 기술개발을 진행 중이다. 국내외 온라인 여행 플랫폼(OTA) 제휴를 통한 글로벌 진출도 계획 중이다. 이후 △실시간 예약 △커뮤니티 유지 △참여자 후기 기반 큐레이션까지 연결되면, 플랫폼은 기술을 넘어 하나의 생태계로 작용할 수 있다.
이 대표는 끝으로, 비드가 단순히 모험을 연결하는 플랫폼이 아니라, 누구나 일상에서 작은 도전을 실천할 수 있게 돕는 라이프스타일 브랜드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우리가 제안하는 건 거창한 도전이 아니에요. 작은 모험 하나가 일상을 바꾸고, 그 변화가 삶을 성장시키는 시작이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