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가 8일 공시를 통해 총 3조911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최근 발표된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며 주가 하락 우려가 커지자 투자자 신뢰 회복과 주가 방어 차원에서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의 이번 자사주 매입은 크게 두 갈래다.
우선 2조8119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할 계획이다. 이는 발행된 주식 수 자체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고 장기적으로 주가를 부양하는 효과를 노린 것이다.
남은 1조1000억원어치는 임직원 상여금 등 보상용으로 활용된다. 내부 인재 유출을 막고 사기 진작을 유도하는 이중 효과를 노린 셈이다.
이번 발표는 5일 실적공개 이후 이뤄진 조치다. 삼성전자의 2025년 2분기 영업이익은 약 4조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돼 작년 동기(약 10조4000억원) 대비 무려 56% 감소했다.
매출은 약 74조원 수준으로 전년과 유사했으나 메모리 반도체 수익성 저하와 AI 반도체 납품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 규제 등으로 핵심 시장인 중국 판매에 제동이 걸린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HBM 등 고부가 메모리 반도체 납품 지연도 타격이 컸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올해 1월에도 10조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단행한 바 있다. 이번 조치로 연이은 자사주 매입·소각 기조를 통해 주가 안정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실적 회복 없이 주가 부양만 시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관건은 하반기 실적 회복 여부다. 글로벌 AI 수요 회복과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와의 안정적인 공급 계약이 실적 반등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