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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꿈 위를 달리는 V8"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10년 만에 2세대 완전변경…'원 맨 원 엔진'에 모터스포츠 다양한 첨단 기술·소재 적용

노병우 기자 | rbu@newsprime.co.kr | 2025.07.03 17:47:45
[프라임경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는 마치 양복을 입은 야수 같다. 조용히 다가와 우아하게 달린 뒤, 필요할 땐 맹수로 돌변한다. AMG는 '강함'과 '고급스러움'이 공존할 수 있음을 GT 55로 증명해 보였다."

이는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를 시승한 필자의 총평이다. 꽤 그럴싸하게 보이기 위해 머리 좀 굴렸다. 

지난 5월 말 제주도로 떠났다. 메르세데스-AMG가 만들어낸 드림카를 타고 푸른 제주 해안선을 따라 달리기 위해서다. 'DREAM RIDE'라는 이름의 메르세데스-벤츠 행사에서 만난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이하 AMG GT 55 4MATIC+)는 단순히 빠르거나, 비싸거나, 멋있는 차의 범주를 넘어선 존재였다. 

고성능 2-도어 쿠페 메르세데스-AMG GT의 2세대 완전변경 모델 '더 뉴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 노병우 기자


드림 라이드 행사의 배경이 된 제주도는 그 어떤 서킷보다도 이 차를 즐기기에 어울렸다. 도심과 자연, 곡선과 직선, 여유와 속도. 이 상반된 감각들이 공존하는 섬에서 메르세데스-AMG GT는 자신만의 확신을 보여줬다.

1세대 모델이 나온 지 정확히 10년 만에 완전변경으로 돌아온 2세대 GT는 이제 메르세데스-벤츠가 생각하는 AMG 퍼포먼스의 정점을 가장 직관적으로 보여준다. 참고로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2세대 GT를 두 가지 모델로 선보인다. GT 55 4MATIC+와 GT 63 S E 퍼포먼스다.

◆클래식 비율 위에 세운 AMG 존재감

디자인은 차량을 바라보는 첫인상이자 가장 직설적인 언어다. 그런 의미에서 AMG GT는 긴 보닛과 짧은 오버행, 넓고 낮은 차체는 전통적인 후륜구동 스포츠카의 이상적인 비율이 현대적으로 해석됐다. AMG GT 55 4MATIC+의 길이×너비×높이×휠베이스는 4730㎜×1985㎜×1355㎜×2700㎜다.

외관은 클래식한 AMG 스포츠카의 비율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 노병우 기자


전면부에는 AMG 전용 파나메리카나 그릴과 파워돔 보닛이 공격적인 인상을 주며, 후면부에서는 통합형 스포일러와 날렵한 LED 테일램프가 정제된 스포티함을 완성한다. 21인치 AMG 10 트윈 스포크 단조 휠과 오렌지 컬러의 캘리퍼는 그 존재감을 시각적으로도 증명한다.

특히 측면 실루엣은 AMG GT의 성격을 가장 잘 설명한다. 전고는 낮지만 루프라인은 부드럽게 흐르며, 뒤로 갈수록 볼륨이 살아나는 리어 펜더는 고성능 쿠페 특유의 자세를 완성한다. 롱 노즈-숏 데크 디자인은 단순히 멋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실제 주행에서의 시야 확보와 공기역학적 안정성에도 영향을 준다. 여기에 론치 에디션에서 적용된 블랙 마그노 외장 컬러는 햇빛과 그늘 아래에서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며, 시각적 감도를 한층 끌어올린다.

긴 보닛과 강조된 파워돔, 탄탄하게 균형잡힌 실루엣, 21인치 AMG 10 트윈 스포크 단조 휠, 볼륨감 있는 휠 아치 등을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 노병우 기자


실내 공간 역시 주목할 만하다. 이전보다 훨씬 여유로워졌다. 시트 포지션은 확실히 낮지만, 주변 시야는 생각보다 넓고 개방감도 준수하다. AMG 퍼포먼스 시트는 측면 지지력이 훌륭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피로감이 덜했다. 

스티어링 휠의 버튼 배열과 패들 시프트의 감도, 센터페시아의 조작성 모두 고성능 차량에 익숙한 운전자를 만족시키기에 충분했다. GT 55의 디자인은 단지 눈에 보이는 형태를 넘어 운전자 중심 설계라는 본질을 말없이 증명한다.

AMG 레터링이 새겨진 오렌지 컬러의 브레이크 캘리퍼를 더해 측면에서 느껴지는 강렬한 이미지도 놓치지 않았다. = 노병우 기자


세로형 11.9인치 터치 디스플레이와 디지털 계기판이 조화를 이루며, 조작감과 시인성 모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나파 가죽 스티어링 휠과 AMG 알루미늄 트림, 파노라믹 루프, 부메스터 사운드 시스템 등 고급옵션은 기본이다. 단지 멋진 차를 넘어, 운전자를 위한 공간이라는 인상을 강하게 준다.

이외에도 접이식 2+2 시트를 제공하며, 트렁크공간은 1세대 대비 두 배 가량 넓어진 최대 67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단순 가속력이 아닌 완벽한 민첩성과 통제력

V8. 이 단어 하나로도 이미 많은 것을 설명할 수 있다. AMG GT 55 4MATIC+는 AMG 전통의 '원 맨 원 엔진(One Man, One Engine)' 철학이 반영된 4.0ℓ V8 바이터보 엔진(M177)을 품고 △최고출력 476마력(5500~6500rpm) △최대토크 71.4㎏·m(2250~4500rpm)의 힘을 뿜어낸다. 특히 최대토크는 1세대 GT 라인업 중 가장 강력한 퍼포먼스를 발휘했던 GT R 모델과 동일한 수준이다.

후면부는 스타일리시한 디자인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 노병우 기자


"엔진은 모터스포츠에서 유래한 다양한 첨단 기술 및 소재를 적용해 이전 세대 대비 개선됐다. 실린더에는 나노슬라이드(NANOSLIDE) 코팅 기술이 적용돼 뛰어난 내마모성을 자랑하며, 실린더 헤드에 사용된 합금 소재는 탁월한 열전도율로 극한의 상황에서도 엔진의 성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해준다. 두 개의 터보차저는 기존과 달리 V형 실린더 뱅크 사이에 배치돼 반응성이 향상됐다."

AMG 스피드시프트 MCT 9단 변속기와 완전 가변식 사륜구동 시스템 AMG 퍼포먼스 4MATIC+, 후륜 조향 시스템,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저 등은 AMG GT의 본능을 정교하게 다듬는다. 

후면부에서는 통합형 스포일러와 날렵한 LED 테일램프가 정제된 스포티함을 완성한다. = 노병우 기자


시동을 걸자마자 들려오는 묵직한 배기음.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AMG GT 55 4MATIC+ 앞으로 쏘아지듯 튀어나간다. AMG GT 55 4MATIC+는 단순히 빠른 것이 아니라 원하는 만큼만, 원하는 방식으로 속도를 만들어낸다. 

주행모드에 따라 사운드는 완전히 달라졌다. 컴포트 모드에서는 조용히 흐르지만,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는 묵직한 V8의 존재감이 실내까지 진동처럼 번진다. 배기음은 주행경험을 감각적으로 완성하며, 단순한 속도 이상의 쾌감을 만들어냈다.

트렁크공간은 1세대 대비 두 배 가량 넓어진 최대 675ℓ까지 확장할 수 있다. = 노병우 기자


476마력이라는 숫자보다 더 인상적인 건 이 출력을 AMG GT 55 4MATIC+가 스스로 정교하게 제어했다는 점이다. 고속에서의 직진 안정성은 물론, 저속에서의 조향 반응은 매우 예민하고 날카롭다. 단순히 빠르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매순간 정확했다. 특히 트랙 주행 데이터를 분석하는 'AMG 트랙 페이스' 기능이 기본 탑재된 점은 AMG GT 55 4MATIC+ 단순한 퍼포먼스 카가 아니라 진짜 드라이버를 위한 도구임을 보여준다.

AMG GT 55 4MATIC+의 진가는 단순한 직선 가속이 아니다. 해안도로의 곡선, 산길의 와인딩, 도심 정체 상황까지 다양한 조건에서 모두 증명했다. 제주도 와인딩 코스에서 AMG GT 55 4MATIC+는 무게감을 무기로 삼았다. 묵직한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코너링 시 언더스티어나 오버스티어 없이 이상적인 라인을 따라가는 모습이 인상 깊다. 

내부는 이전 세대에 비해 더 넓어졌고, 더 많은 기능이 탑재됐다. = 노병우 기자


서스펜션은 단단하지만 결코 불편하지 않았고, 노면 정보를 고스란히 전달하면서도 뒷바퀴가 미끄러지는 위태로움은 끝까지 허용하지 않았다. 코너에서 노면을 움켜쥐듯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해준다. 이건 달릴 줄 아는 차가 아니라, 달리도록 조율된 차였다. 무엇보다 완전 가변식 사륜구동 AMG 퍼포먼스 4MATIC+ 덕분에 강력하고 민첩한 AMG 레이싱카의 매력을 경험했다.

뿐만 아니라 AMG GT 55 4MATIC+는 △액티브 롤 스태빌라이제이션(Active Roll stabilization)이 적용돼 안정성 및 민첩함을 강화한 AMG 액티브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 △최대 2.5도의 후륜 조향을 지원하는 리어 액슬 스티어링 △엔진과 차체의 결합을 최적화하는 AMG 다이내믹 엔진 마운트 등 첨단시스템을 갖췄다.

*마무리하며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는 단순한 고성능 쿠페가 아니다. 속도, 스타일, 감성, 기술 등의 모든 것을 하나로 통합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고성능 쿠페에 대한 세간의 편견인 '예쁘지만 부담스럽고, 빠르지만 일상과 거리가 있는 차'라는 인식은 메르세데스-AMG GT 55 4MATIC+ 앞에서 소용없을지 모르겠다. 나름의 실용성을 확보하면서도 퍼포먼스를 포기하지 않았고, 감성을 챙기면서도 날카로움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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