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머스트자산운용은 2일 파마리서치의 인적분할 결정에 대한 세 번째 공개서한을 발표했다. 파마리서치(214450)의 인적분할과 현물출자를 통한 지주사 전환 계획에 대해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설계라고 지적하며 CVC캐피탈과의 사전 조율 의혹, 정래승 파마리서치 이사와 관련된 비상장사 픽셀리티와의 거래 내역 공개를 요구했다.
머스트자산운용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파마리서치가 설명하는 인적분할의 장점은 실제 구조인 '인적분할+현물출자'의 본질을 흐리는 것으로, 중복상장에 따른 지배력 강화 목적이 우선된 양두구육(羊頭狗肉式)의 설명"이라고 비판했다.
머스트운용은 "회사의 계획은 인적분할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고 인적분할+현물출자를 하겠다는 것"이라며 "인적분할만 했을 때의 장점으로 설명하는 것은 현물출자로 인한 중복상장과 지분율 변동 문제점을 가리기 위함"이라고 지적했다.
또 회사 측의 "물적분할은 주주권을 직접 행사할 수 없어 주주가치에 부정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선 "100% 자회사 구조야말로 거버넌스의 이상적 형태"라고 반박했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 선진국 자본시장에서는 100% 자회사 형태가 일반적인 구조이며, 국내에서도 메리츠금융지주가 2022년 11월 중복상장을 해소하며 극찬을 받은 사례를 언급했다. 반면, 파마리서치의 중복상장 발표 당일 주가가 17% 급락한 것은 자본시장이 이에 대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해석이다.
머스트운용은 "메리츠금융지주처럼 상장 자회사를 100% 완전자회사로 전환해 거버넌스를 개선한 사례와 달리, 파마리서치는 중복상장을 추진하며 시장의 신뢰를 훼손했다"며 "실제로 분할 발표 당일 파마리서치 주가는 17% 이상 급락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머스트자산운용은 회사가 주장한 '지주회사 요건 충족 불가'라는 논리에 대해 "분할 시기 조정이나 자산 배분 방식 등을 바꾸면 해결 가능한 문제"라며 "애초부터 중복상장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짰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머스트운용은 CVC캐피탈이 답변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했다.
김두용 대표는 "CVC캐피탈은 10% 이상의 의결권을 가진 주주이자 이사회 구성원이며, 대주주와 함께 의결권과 경영권을 공동 행사하고 있는 중심적인 주체"라며 "우선주로서 일반주주와 확연히 다른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이번 인적분할+현물출자 의사결정을 한 주체임에도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달 1일까지 공개 질의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으나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며 "오는 9일까지도 답변이 없을 경우 본사의 거버넌스 정책 위배 여부와 법적 문제 제기 등 후속 조치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서한에서 주목할 부분은 정래승 이사가 창업한 픽셀리티에 대한 질의다. 머스트운용은 픽셀리티가 지속적인 적자에도 불구하고 파마리서치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픽셀리티가 적자 상태임에도 파마리서치 측과의 용역계약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조가 형성돼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지주회사의 인수 명분을 쌓고 있다는 의혹이다.
이와 관련해 머스트운용은 △픽셀리티의 대주주 구조 △파마리서치와의 용역 계약 내역 △향후 지분 인수 가능성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 등 4가지 항목에 대한 세부 질의를 추가로 제기했다.
머스트운용은 "현재 게임 관련 매출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파마리서치 혹은 자회사 튜링바이오 등에서 픽셀리티에게 용역 계약을 통해 수익 창출 기회를 주고 있다"며 "관련된 모든 계약들의 계약 규모와 계약 배경에 대한 설명을 요구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머스트자산운용은 파마리서치의 1.22%를 보유한 주주로서 회사가 좋은 거버넌스를 갖춘 기업으로 변화하길 진심으로 바란다"며 "투명한 정보 공개와 책임 있는 대응이 선행돼야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