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2025 K콘텐츠 서울여행주간을 맞아 열린 오징어게임 팝업 광화문 행사에서 시민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단체줄넘기 게임을 즐기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세계적으로 K콘텐츠 붐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게임'이 시즌 3로 돌아왔다. 그러나 시즌 1의 폭발적 신드롬과 달리, 시즌 2에 이어 이번에도 국내외 반응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이에 '오징어게임' 특수 효과를 기대했던 국내 식품·주류업계도 한발 물러서는 분위기다.
'오징어게임'은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며 전 세계적인 흥행작 반열에 올랐다. 한국 문화콘텐츠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작품 속 K푸드, K문화 등 연관 산업도 주목받았다. 특히 국내 식품·주류기업들은 오징어게임 관련 굿즈와 협업 상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시즌 2는 스토리 완성도와 신선함 부족이 지적되며 혹평이 뒤따랐고, 이번 시즌 3도 상황은 비슷하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창작물로 두 번째 또는 세 번째 시즌의 가치를 높이려면 우리를 놀라게 할 만한 뭔가가 있어야 했다"며 황동혁 오징어게임 감독에 대해서는 "여전히 능숙하게 액션을 조율하지만 상상력은 부족하다"고 짚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한때 열광을 일으켰던 넷플릭스 히트작이 실망스러운 결말로 힘겹게 마무리됐다"며 "시즌 1과 달리 시즌 3에서는 더 이상 캐릭터들을 풍부하게 그려내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일부 식품·주류 기업은 다시 한번 '오징어게임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이트진로(000080)는 대표 브랜드 테라와 참이슬에 오징어게임 캐릭터가 적용된 라벨을 입혀 한정판을 출시했다.
앞서 하이트진로는 오징어게임 시즌 2 공개 당시에도 한국, 호주, 일본, 멕시코 4개국에서 '참이슬 오징어게임 에디션'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출시 4주 만에 약 4200만 전량 완판되는 성과를 거뒀다. 이 같은 판매 호조에 시즌 3 에디션은 미국, 영국, 필리핀 등 총 18개국으로 확대해 출시한다.
아울러 하이트진로는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도미노파크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 3 뉴욕팬 이벤트'에 브랜드 파트너로 단독으로 참여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도미노파크에서 열린 '오징어게임 시즌 3 뉴욕팬 이벤트' 현장에서 하이트진로가 브랜드 파트너 단독으로 참여해 부스를 운영했다. ⓒ 하이트진로
하림(136480)은 신제품 '더미식 오징어 초빔면'을 출시하면서 오징어게임을 연상케 하는 분홍색을 제품 디자인에 적용했다. 오징어게임 IP를 사용하지 않아 정식 협업 상품은 아니지만, 하림 더미식의 모델이 오징어게임의 주연 배우 이정재인 점과 오징어게임 시즌 3 개봉일과 비슷한 시점에 제품을 출시한 점이 '오징어게임 효과'를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하림은 오징어게임 시즌 2 공개를 앞둔 지난해 12월에도 '더미식 오징어라면'을 출시했다. 당시에도 하림은 신제품 발표와 함께 "넷플릭스와 공식적으로 협업한 것은 아니지만, 오징어 게임과 함께 상승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시즌 2 공개 당시와 비교했을 때 이번 시즌 3는 협업 마케팅이 현저하게 줄었다. 시즌 1에 비해 시즌 2는 기대와 달리 마케팅 성과를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시즌 2 공개 당시 제주항공 참사로 국가애도기간이 선포됐고, 계엄·탄핵 정국까지 이어지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2에 '오징어게임X비비고'로 전 세계를 누볐던 CJ제일제당(097950)도 이번 시즌 3 협업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오뚜기(007310)도 이번 시즌에는 협업 상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OTT 콘텐츠와 협업은 주목도가 높지만, 실제 매출로 연결되는 사례는 일부에 불과하다"며 "원자재비와 물류비 상승으로 마케팅 비용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식품·주류업계는 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복합 악재로 원가와 물류비 부담이 커졌다. 올해 초부터 일부 기업은 가격 인상을 줄줄이 단행하거나 예고했다. 이런 상황에서 대규모 비용이 드는 IP 협업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기에 시즌 1만큼의 신선함과 화제성이 사라졌다는 혹평까지 겹치며 이번에도 흥행 특수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업계에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