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우리나라의 미국 투자 잔액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개인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와 기업의 현지 생산시설 투자 증가가 맞물린 영향이다. 전체 해외 금융자산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45.9%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반면 중국 비중은 3년 연속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6일 발표한 '2024년 지역별·통화별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준비 자산을 제외한 국내 대외금융자산 잔액은 2조970억달러로 집계됐다. 전년 말 대비 1724억원 달러 증가한 수치다.
이 중 미국에 대한 투자 잔액은 9626억달러로 전년 대비 1581억달러 증가했다. 역대 최대 증가폭이다.
전체 대외금융자산 가운데 미국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도 45.9%까지 확대되며 2년 연속 최대치를 경신했다. 뒤이어 △동남아(2495억달러·11.9%) △EU(유럽연합)(2495억달러·11.9%) △중남미(1430억달러·6.8%) △중국(1386억달러·6.6%) 등의 순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EU와 중남미에 대한 투자잔액은 줄었다. 중국 금융자산은 4억달러 늘었지만 비중이 6.6%로 줄면서 3년 연속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직접투자는 미국(31.3%)과 동남아(20.4%) 지역이 많았다. 증권투자는 미국(63.4%)과 EU(12.5%), 기타투자는 미국(29.9%)에 대한 투자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해외 주식투자 열풍이 지속되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보유량이 크게 늘어났다"며 "지난해 미국 주가 또한 연중 고점을 이어간데다 연말 평가이익이 크게 늘면서 대미국 주식 투자 잔액이 역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의 경우 미국과 달리 직접투자가 금융자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며 "미중갈등 지속과 중국의 내수 부진 등으로 투자 여건이 악화됐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겹지면서 직접투자가 2년 연속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에 대한 외국인 투자잔액을 뜻하는 대외금융부채 잔액은 1조4105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1290억달러 줄었다.
투자지역별로는 동남아가 3280억달러(23.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국(3191억달러), EU(2317억달러) 순이다. 국내 주가와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대부분 지역의 투자잔액이 줄었다.
투자형태별로 보면 원화가 직접투자(81.0%), 증권투자(73.8%)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기타투자는 미달러화가(63.7%) 가장 큰 비중으로 나타났다.
통화별로는 달러화 자산이 1조2985억달러로 전체의 61.9%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유지했다. 이어 유로화(1801억달러), 위안화(107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전년 대비 달러화와 엔화 표시 자산은 증가했지만, 유로화와 원화 자산 등은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