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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신규영업 재개, 통신 3사 '눈치싸움' 돌입

51일 만에 새 고객 모집…조사 결과·과징금 변수 속 보조금 경쟁 '촉각'

이인영 기자 | liy@newsprime.co.kr | 2025.06.24 16:05:49
[프라임경제] 유심 해킹 사고로 50여일간 신규 영업을 중단했던 SK텔레콤(017670)이 24일부터 본격적인 고객 모집에 나섰다. 지난 5월5일 이후 약 51일 만의 복귀다. 

다만 본격적인 반격보다는 상황을 가늠하는 탐색전 양상이 짙다. 고객 신뢰 회복과 정부 조사 결과, 과징금 부과 가능성 등 여러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가운데, 통신 3사 간에는 사실상 '눈치싸움'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52만명 이탈…복귀 시동 건 SKT

SK텔레콤은 이날부터 전국 2600여개 T월드 매장에서 신규 가입과 번호이동 접수를 재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전날 "유심 재고가 충분하고, 예약 시스템도 안정화됐다"고 판단해 행정지도를 해제한 데 따른 조치다.

서울 시내 한 휴대폰 매장 모습. ⓒ 연합뉴스


이번 사고로 SK텔레콤에서 이탈한 가입자는 4월22일부터 이달 22일까지 60만7618명에 달한다. 이 기간 도매점 등을 통한 유입을 반영한 순감 기준으로도 51만8400명이 줄었다. 일각에서는 시장 점유율이 40% 아래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SK텔레콤이 하반기 실적 방어를 위해 보조금과 마케팅을 포함한 적극적인 반등 전략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단통법 폐지+폴더블 출격…보조금 경쟁 가능성↑

다음 달 22일 예정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는 시장 흐름에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원금 상한선이 사라지면서 통신 3사 간 보조금 경쟁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기에 삼성전자(005930)가 내달 초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 '갤럭시 Z 플립·폴드7'도 판촉 경쟁을 자극할 수 있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갤럭시 S25 시리즈를 '사실상 공짜'에 구매했다는 후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다만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와 대리점 보상 등 해킹 사고 후속 조치에 막대한 비용을 투입한 만큼, 기대만큼의 대규모 마케팅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조사 결과'에 달린 향방…과징금·위약금 변수

통신업계는 SK텔레콤의 영업 재개보다 더 큰 파장이 될 민관합동조사단의 최종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해킹 사고에 대한 사실관계뿐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 책임과 위약금 면제, 보상 범위를 가를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기업은 전체 매출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부과받을 수 있다. 지난해 SK텔레콤 매출(17조9406억원)을 기준으로 하면 최대 과징금 규모는 약 5300억원에 이를 수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별개로 소비자 대상 신뢰 회복 방안도 검토 중이다. 

5월 한 달 동안 SK텔레콤에서 KT(030200)로 번호이동한 가입자는 19만명, LG유플러스(032640)로는 15만명이 이동했다. 알뜰폰으로 전환한 고객까지 포함하면 총 44만명 이상이 이탈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3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와 관련해 김희섭 SK텔레콤 PR센터장은 "고객에 대한 감사 표시와 보상 방안은 고객신뢰회복위원회와 논의 중"이라며 "정보보호 투자 강화와 신뢰 회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의 본격적인 마케팅 시점은 조사 결과 발표 이후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위약금 면제 여부, 과징금 규모 등에 따라 소비자 신뢰도와 실적 회복 전략도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도매점 중심의 소극적인 리베이트 활동이 이어지고 있지만, 본사 단위의 전면적 움직임은 조사 결과가 나온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며 "경쟁사들도 SK텔레콤의 복귀 행보를 주시하며 보조금 경쟁 타이밍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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