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의약품 독점기간을 연장시키기 위한 다국적 제약사의 특허공세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니 걱정이 크다. 이로 인해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업체 간 특허분쟁이 가열될 조짐까지 보인다니 더욱 그렇다.
잘 알다시피 에버그린 전략이란 의약관련 원천특허의 형태 성분 구조를 일부 변경하여 후속 특허를 등록함으로써 의약품의 독점기간을 연장시키는 다국적 제약회사의 특허 전략이다. 이러한 다국적 원개발사의 에버그린에 맞서 국내 제네릭사들이 취하는 것이 원개발사 특허에 대한 무효화 전략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업체 간 의약관련 특허분쟁이 늘어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의약분야 특허심판청구는 최근 들어 마치 봇물이 터지듯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특허청에 따르면 의약분야 당사자계 특허심판 청구건은 2005년 18건(전체 당사자계 특허심판청구 대비 4.2%), 2006년 25건(2.8%), 2007년 57건(5.3%)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10월 현재 51건(5.4%)에 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종결된 블록버스터 의약품 특허분쟁의 대표적 사례는 원개발사 특허권 만료가 임박하게 되면서 제네릭사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생동시험)의 조건부 허가를 획득하자 원개발사가 제네릭사를 특허침해소송 또는 적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하고, 이에 대응한 제네릭사가 원개발사의 원천특허에 대한 무효심판 또는 소극적권리범위확인심판을 청구한 것이다.
또다른 사례는 국내 제네릭사 승소한 엘록사틴 사건이다. 지난 10월 15일 대법원이 대장암ㆍ위암 치료제 ‘옥살리플라틴 액상제제(엘록사틴)’의 특허무효 판결에 대한 상고를 기각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의 국내당사자인 B사는 지난 2006년 옥살리플라틴 제제발명인 엘록사틴에 대하여 특허무효심판을 청구하였고, 특허심판원(1심)과 특허법원(2심) 모두 진보성 없음을 이유로 옥살리플라틴 액상제제의 특허무효를 선고하였으며, 지난 7월 특허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원개발사가 제기한 대법원(3심) 상고는 3개월만에 심리불속행(상고심 절차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에서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하는 제도)으로 처리되어 특허무효심판이 청구된지 2년 6개월 만에 엘록사틴 특허는 무효로 확정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표적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항혈전제 ‘플라빅스’,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 골다공증 치료제 ‘리비알’에 대한 특허분쟁도 조만간 대법원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특허심판원과 특허법원은 모두 원천특허 화합물의 이성질체 또는 염화합물에 대한 특허가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없으므로 특허무효에 해당한다며 국내 제네릭사의 손을 들어주었으나, 원개발사는 이에 불복하여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인 고혈압 치료제 ‘노바스크’에 대해서 특허심판원은 원개발사의 제법특허와 물질특허가 상이하므로 특허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였으나, 특허법원은 제법특허와 물질특허가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며 특허무효 판결을 하였다. 이러한 특허법원의 특허무효 판결에 불복하여 원개발사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이번 엘록사틴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다른 사건들에 대해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내 제약업체들이 단기적 외형 성장과 수익을 위해 특허 만료가 예정되어 있는 원천특허 의약품을 대체할 수 있는 제네릭 의약품의 출시를 경쟁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원개발사와 제네릭사 간의 특허분쟁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한미 FTA 합의에 따라 의약품 허가-특허연계 제도가 도입되면 이들 간의 특허분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부터라도 종합적인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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