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되자 국내 주요 금융지주들이 일제히 비상 대응에 돌입했다.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에 대비해 유동성·자산건전성 점검과 함께 실시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그룹(316140)은 전날 임종룡 회장 주재로 '중동 상황 관련 긴급 점검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는 정진완 우리은행장, 박정훈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대표 등 지주 전 임원이 참석해 시장 반응과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임 회장은 "환율과 주가지수 등 금융·외환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각자 업무에 차분히 전념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유동성, 자산 건전성, 자본 비율을 수시 점검하고, 자금난을 겪는 수출입·내수 기업에 대한 긴급 금융지원도 지시했다. 우리은행은 이날 정진완 행장 주재로 추가 임원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KB금융그룹(105560)과 국민은행도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자본시장 손익을 일별로 점검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보다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지주 전 임원과 계열사 주요 임원이 참여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상시 운영한다.
KB금융 관계자는 "시장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주요 리스크 요인을 사전에 식별하고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 등 선제적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내부 의사결정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글로벌 주요 사건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금융그룹(055550)은 외환·자금시장 유동성 리스크 점검과 함께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그룹과 자회사 리서치 조직의 거시경제 분석을 바탕으로 경기 진단과 실물경제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추가적인 지원 방안도 검토 중이다.
하나금융그룹(086790)은 유동성 위기 상황에 대비해 내외부 자금 흐름과 조달금리를 실시간으로 점검하고 있다. 관계사별 자산 증감 현황도 일일 단위로 모니터링하며, '특이 동향' 발생 시 즉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필요 시 위기 대응 시나리오에 따라 유동성 확보와 실물경제 지원 조치에 나설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NH농협금융도 주간 회의를 통해 중동 사태에 따른 금융시장 영향과 리스크 요인을 점검하고,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제 정세 불안이 이어질 경우 금융시장 내 불확실성도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며 "지주사별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보다 정교하게 운용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