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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출 뇌관 커진다" 가계·자영업자 연체율 '11년 만에 최고치'

5개월 새 0.14%p 상승…은행권, 연체 관리 총력 대응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5.06.16 15:13:58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기준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단순평균)은 0.49%를 기록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여파로 가계·자영업자 대출을 중심으로 은행권 연체율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미국발 관세 충격 등 대외 리스크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돼 부실대출 '뇌관'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5월 말 기준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연체, 단순평균)은 0.49%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0.05%포인트(p)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말(0.35%)과 비교하면 0.14%p 급등했다.

대출 주체별 연체율은 △가계 0.36% △대기업 0.18% △중소기업 0.71% △전체 기업 0.60%로 지난해 말보다 각 0.07%p, 0.17%p, 0.22%p, 0.20%p 뛰었다.

특히 경기 부진에 민감한 자영업자·소상공인 등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부실 징후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5대 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5월 말 기준 0.67%로 한 달 만에 0.06%p 상승했으며, 지난해 말(0.48%) 대비로는 0.19%p 늘어났다. 

고정이하여신(NPL) 비율 역시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5월 말 평균 NPL 비율은 0.45%로 지난해 말(0.33%) 대비 0.12%p 높아졌다. 중소기업 NPL은 올해 들어서만 0.16%p 상승하며 0.65%를 기록했고, 가계대출도 0.11%p 증가해 0.34%까지 올랐다.

가계·개인사업자·기업 대출의 부실 지표가 이같이 치솟은 건 약 9~11년 만의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4대 시중은행의 내부 시계열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가계·개인사업자·중소기업 연체율과 NPL 비율은 지난 201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다.

은행권은 이 같은 흐름이 내수 부진과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 수출 둔화 등 복합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하반기부터는 미국의 관세 정책 영향으로 수출기업 타격이 본격화될 수 있어, 기업대출 부실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부실 대응 강화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연체관리 태스크포스(TFT)를 가동해 대출 건전성을 집중 점검하고 있다. 또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채무조정 프로그램과 10년 만기 분할상환 전환 제도도 운영 중이다. 

금융당국도 부실 확대 가능성을 우려해 고위험 차주군 실태 점검에 착수했다. 취약차주 지원 프로그램과 채무조정 유도 등 연착륙 방안도 병행 중이다. 다만 실물경제 둔화 흐름이 뚜렷한 상황에서 연체율 반등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내수와 수출 부진에 대내외 불확실성이 겹치며 금융권의 부실 자산이 늘어나고 있다"며 "현재 연체율은 상승세 초입일 가능성이 크고, 경기 회복 지연과 대외 불확실성 심화로 부실 위험이 계속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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