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테이블코인 국내 거래량이 5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스테이블코인 국내 거래량이 57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이 기폭제가 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정치권도 관련 공약을 내세우지만, 통화당국인 한국은행은 규제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2일 한국은행이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1분기 업비트·빗썸·코빗·코인원·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자산거래소에서 거래된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총 56조9537억원을 기록했다.
USDT(테더), USDC, USDS 등 3종의 거래대금이 집계된 가운데 테더가 47조3311억원(83.1%)으로 가장 많았다. USDC가 9조 6186억원(16.9%), USDS가 41억원(0.01%)로 뒤를 이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달러화 등 특정 법정 화폐에 가치를 고정시켜 변동성을 줄인 암호화폐를 말한다. 예를 들어 원화 기반의 경우 코인 1개 당 1000원의 가치를 갖게 된다.
국내 5대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는 지난해 11월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월별로는 △지난해 9월 1744억원 △10월 3043억원 △11월 6382억원 △12월 1조230억원 △올해 1월 7998억원 △2월 7142억원 △3월 3924억원 등이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시기와 겹친다.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비트코인 전략비축화 등 가상자산 전략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 규모가 늘어나는 만큼 정치권에서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대선 공약으로 삼는 것을 넘어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법안을 준비 중이다. 국민의힘도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마련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그럼에도 한은은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발행에 있어 마땅한 규제가 먼저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원칙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반대하지 않지만, 통화정책 유효성과 자본 규제 회피 문제를 감안해 은행권에서 먼저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한은의 입장"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날 '2025 BOK 국제콘퍼런스'에서 진행된 크리스토퍼 월러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와의 대담을 통해서도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은행에만 허용할지, 비은행에도 허용할지 생각해봐야 한다"며 "자본 규제 우회 가능성 등 금융 안정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어 미국보다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