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세월의 숨결을 간직한 남극루, 창평의 고요한 이야기

시간이 멈춘 듯한 휴식의 공간…오래된 이야기를 품은 쉼터 

김성태 기자 | kst@newsprime.co.kr | 2025.05.29 13:32:30

[프라임경제] 담양 창평의 남극루는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채 고요한 시간 속에 고요히 머물며 방문객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전한다.

담양 창평 들녘을 걷다 보면 소란함은 점점 멀어지고 고요한 시간이 찾아든다. 그 끝에 마주하는 남극루는 오랜 세월 마을의 이야기를 품은 특별한 공간이다.

1830년대, 지역 유림 고광일 등 30여 명이 노인들의 쉼터를 만들기 위해 세운 이곳은 1919년 현재의 자리로 옮겨졌다. 

남극루는 단순한 누각을 넘어 마을의 공동체 정신이 깃든 장소다. 창평 주민들은 이곳을 '양로정'이라 불렀으며, 장수를 상징하는 남극성에서 이름을 따와 어르신들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해 왔다.

2층 팔작지붕의 단정한 건축미는 압도적이다. 누각에 오르면 창평 들녘과 멀리 월봉산까지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다. 

평지에 세워진 보기 드문 2층 누각으로, 외벌대 기단 위에 누하와 누상의 기둥 구조가 독특하게 짜여 있다. 천장에는 연등천장 기법이 사용됐으며,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로 현재 담양군 향토문화유산 제3호로 지정됐다.

창평 슬로시티의 느릿한 발걸음처럼, 남극루는 소박하고 정겨운 풍경 속에 자리 잡았다. 누각으로 가는 길에는 고요한 바람과 흙길을 걷는 조용한 발걸음만이 어우러진다. 

누각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논밭과 옹기종기 모여 앉은 마을의 모습, 굽이굽이 이어진 돌담길은 꾸밈없는 아름다움으로 마음을 어루만진다.

화려한 장식이나 요란한 볼거리는 없지만, 바로 그 담백함 속에서 창평 고유의 정서와 여유를 깊이 느낄 수 있다. 남극루는 단순한 건축물이 아니라 창평 사람들의 삶의 흔적이 스며든 소통과 휴식의 공간이다.

남극루는 앞으로도 창평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중요한 장소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높이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그 의미를 전달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