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바야흐로 구독형 서비스의 시대다. 청소부터 의류 대여, 문화 여가까지 모든 서비스가 구독형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빌려 쓰는 편안함을 느끼는 것도 잠시, 치솟는 서비스 가격에 프리미엄 고정 사용자와 무료만 이용하는 사용자 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9일 국내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가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변경 전 평균 요금 7500원에서, 변경 후 9000원으로 올랐다. 약 26.7% 오른 셈이다. OTT 서비스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의 가격 인상에 아쉬움을 토로하는 반면 울며 겨자 먹기라는 고객도 많다.
넷플릭스 구독자 A 씨는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및 글로벌 콘텐츠 등을 포기하기 어렵다"며 "요즘 미디어의 트렌드는 넷플릭스 같은 OTT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사회적 흐름에 따라가기 위해 구독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국내 콘텐츠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이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를 표본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한국인이 가장 많이 사용한 OTT 앱 1위에 넷플릭스가 올랐다. 월간 사용자 수 1416만명을 돌파하며 지난해 12월 1317만명 에 이은 역대 최대치다. 다음으로 △쿠팡플레이 760만명 △티빙 626만명 △웨이브 272만명 △디즈니플러스 236만명 △왓챠 69만명 순을 기록했다.
올해 1월 OTT 앱 사용시간 점유율 1위도 넷플릭스가 차지했다. 주요 OTT 앱 전체 사용시간의 과반인 61.1%다. 뒤로 △티빙 16.5% △쿠팡플레이 10.2% △웨이브 9.0% 등이 자리했다.
넷플릭스가 1위 자리를 굳건히 하게 된 데에는 지난 2023년 12월 계정 공유 제한을 둔 것도 한몫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넷플릭스의 2023년 4분기 유료 가입자 수는 1310만명 증가했다. 2024년 4분기에는 신규 가입자가 약 1900만명 늘었다. 계정 공유 금지 정책 덕이다. 그 결과 2024년 연말 총 가입자 수는 3억100만명을 기록했다. 매출도 올랐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한 매출 102억4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쿠팡플레이는 넷플릭스와 상반된 행보를 보였다. 두 OTT의 엇갈린 행보에 소비자들의 성향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9일 기존 쿠팡 멤버십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제공해오던 쿠팡플레이를 다음 달부터 쿠팡 일반 회원에게도 무료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광고를 시청해야 '무료 시청'이 가능하다는 조건이 붙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TV의 형태가 OTT로 옮겨온 것뿐이라는 분석도 이어진다. 기존 TV에서 시청해오던 프로그램 전후 광고 시청 형태가 OTT 플랫폼으로 옮겨온 것뿐이라는 이야기다.
그러나 여기에 시청도 자본주의 시대인 구독형 빈부격차가 생겨났다. 넷플릭스가 계정 간 공유 제한과 더불어 요금제를 인상하자, 국가를 옮겨 우회 결제를 하는 등의 '꼼수 고객'도 늘고 있는 것. 전 세계를 대상으로 국가별로 가격 차등을 두고 서비스 중인 넷플릭스의 경우, 가상사설망(VPN)을 이용해 거주 지역을 저렴한 해외로 설정해 서비스를 구독하는 방법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다.
구독형 서비스 소비자 20대 B 씨는 "마치 놀이공원의 매직패스처럼, 돈을 지불한 경우에는 배달도 빨리 오고 영상도 바로 볼 수 있는 세상이 허무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며 "서비스의 대다수가 구독형을 띄게 되면서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바로 즐기는 유형과 광고를 시청하면서 구독하지 않고 돈을 아끼는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