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전망 업데이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7%에 그칠 전망이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미국발 관세전쟁에 세계 경제 성장률도 주춤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13일 미국과 중국이 관세 유예에 합의했음에도 변동성은 여전히 크다는 평가다.
13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발표한 '2025년 세계 경제전망 업데이트'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은 2.7%에 그칠 전망이다. 이는 지난해 11월 제시한 3.0%보다 0.3%p 낮은 수준이다.
과거와 비교해 봐도 닷컴버블·글로벌 금융위기·팬데믹을 제외하면 21세기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미국 트럼프 정부로부터 촉발된 관세전쟁이 세계 경제에 해당 사태들과 비슷한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
KIEP가 올해 글로벌 경제 키워드로 선정한 '격변의 무역 질서, 표류하는 세계 경제'도 이와 일맥상통하다. 무역환경 불확실성, 통화정책의 가변성, 금융 불안과 부채 리스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KIEP는 미국이 중국과 협상에 따라 상호관세를 당초 100%대에서 대폭 낮춘 점도 이번 전망에 반영했다. 앞서 미·중 양국은 전날 관세 유예에 합의했다. 미국의 대중국 관세는 145%에서 30%로, 중국의 보복관세는 125%에서 10%로 각각 인하됐다.
윤상하 KIEP 국제거시금융실장은 "합의된 관세율은 예상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큰 상황"이라며 "이번 조정이 성장률을 근본적으로 바꿀 요인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성장률이 2.1%에서 1.3%로 하향 조정됐다. 소비지출 둔화와 민간투자 정체, 연방정부 지출 축소 등이 영향을 미쳤다. 무역수지 적자 역시 상반기 중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유럽의 경우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정치 불안 요인이 겹치면서 0.8%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독일은 0.0%, 프랑스는 0.6%, 영국은 1.0%로 낮아졌으나, 스페인은 가계소득 증가와 관광 소비 확대에 힘입어 2.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시아 국가 가운데 일본은 관세 여파로 수출과 설비투자가 둔화되며 0.6% 성장에 머물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은 미중 갈등 지속과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로 4.1% 성장에 그칠 전망이다.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 등 소비 진작 노력에도 불확실성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인도는 내수 확대와 정부 지출 확대에 힘입어 6.4% 성장할 것으로 봤다. 아세안 5개국은 미국 관세로 인한 교역 불확실성 확대 영향으로 4.6%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는 고금리와 전시경제 장기화 속에서 2.0%, 브라질은 통화긴축과 대외변수 불안 속에서 2.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원은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이 2.9%로 소폭 반등할 것으로 진단했다. 국가별로는 미국 1.6%, 유럽 1.0%, 일본 0.4%, 중국 4.0%로 예측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