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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장관 종부세 끝장내려다 관운 끝날라

경제침체에도 버티던 경제수장,재판간섭 논란 자승자박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08.11.07 11:24:21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사진=뉴스파트너>  
[프라임경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다시 한 번 위기에 몰렸다.

이번에는 종합부동산세 위헌 여부가 헌법재판소에서 심리 중인 가운데 기획재정부 관료가 헌법재판소와 접촉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기로 한나라당이 수락하면서 강 장관이 이번 고비도 넘길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야당 몰아붙이기에 韓, 강만수 구하기 포기

강 장관은 6일 대정부질문에 답변 중에 "헌법재판소와 접촉해 봤는데 정확하지는 않으나 위헌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답변했다. 재판부 접촉 발언에 대해 야당 의원들이 주목, 질의하자 "설명을 헌법재판소에서 요청해 와 기재부 관리들이 만난 것"으로 해명했다.

민주당은 정세균 당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7일 의원총회를 열고 "즉각 진상조사를 하라"고 요구했고 자유선진당은 같은날 "헌법재판소 결정에 대해 알아보고 다니는 행동은 파면감"이라며 강 장관의 경질을 촉구했다. 민주노동당 역시 당 대변인 논평을 통해 "즉각적인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은 "(기재부 관료와 접촉했다는) 헌법재판관 역시 회피를 통해 결정 절차에서 빠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과 자유선진당의 요구에 따라 결국 진상조사에 응하기로 7일 아침 전격 합의하고 말았다.

한나라당은 홍준표 원내대표를 통해 "진상조사 요구는 과하다"면서 조율을 야당에 요청했지만 결국 아침 회담 끝에 이를 수락하기로 입장을 변경했다.

◆국감도 무사히 넘긴 강 장관 돌발변수 자승자박

이번 입장 변경에는 한나라당이 그간 '강만수 구하기'에 피로현상을 느낀 것도 한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한나라당은 정권 출범 이후 곧이어 시작된 경제 침체로 인해 경제사령탑 교체 요구를 끈질지게 받아 왔으며 강 장관을 지나치게 감싼다는 공격에 같이 노출돼 왔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사 사항을 당이 왈가왈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최소한의 안전판은 남아 있었다.

따라서 국정감사에서 강 장관이 "고환율 정책을 편 적이 없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거나, "실물경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발언했다고 곧 "금융위기가 실물 경제 위기로 전이가 시작됐다"로 입장이 '오락가락'하는 등 파행을 거듭해도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면서 지원하는 것이 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대정부 질문에서 헌법재판소 접촉 논란을 스스로 촉발시킨 것은 문제가 다르다. 행정부가 사법부를 지배하려든다는 논란까지 번질 수 있는 대목인 데다가, 예상안 처리 등을 놓고 여야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하는 협상 전면에 나선 한나라당으로서는 대정부질의 자체를 파행으로 만들 강 장관의 발언을 무한정 감쌀 수는 없는 상황이다.

쌀직불금 문제를 국정조사하기로 합의해 준 마당에, 이보다 파급효과가 적지 않은 재판관 접촉 논란에 진상조사를 끝내 거부하기에는 형평성 논란이 있다는 우려도 적잖은 부담이다.

어쨌든 이번에 한나라당이 진상조사 카드에 합의하고 나섬으로써, 야당들로서는 공세에 호기를 맞이한 셈이 됐다. 특히 민주당은 국정감사를 기회로 '강만수-최시중-어청수 3인방 낙마'를 이루겠다는 다짐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 반가운 소식일 수 밖에 없다.

◆경제 실책 외에 새로운 공격 포인트 노출 '전에 없던 새로운 국면'

민주당의 구상이 국정감사 이후에도 실현되지 않은 것은 '경제 위기' 카드만 갖고 흔들어서는 강 장관 경질이 어렵다는 점을 방증한다.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 강 장관 스스로가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데다가, 한미 통화 스와프를 이끌어 내면서 체면치레를 했기 때문에 경제 위기로 인한 경질 주장이 힘을 잃었던 사정이 있다.

결국 새로운 공격 포인트를 찾지 않으면 공략 불가일 것으로 보였던 강 장관이 결국 스스로 사법권 침해라는 논란을 스스로 만들었으니 민주당을 위시한 야당들로서는 천우신조의 기회를 만든 셈이다. 이미 헌법재판소 항의 방문(7일 아침)과 강장관 진상조사 합의안 도출이라는 양동작전에 나선 야당들이 강 장관을 어떻게 공격할지 주목된다. MB노믹스의 전도사라는 자격 덕에 어떤 공격도 건뎌내던 그가, MB노믹스의 한 상징으로 받아들여지는 종부세 폐지를 진두지휘하다가 최악의 난관에 말려든 것이 흥미롭다. 강 장관의 관운은 결국 여기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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