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벤처기업협회 기자간담회에서 송병준 협회장이 취임 2개월을 맞아 소회를 밝혔다. = 김주환 기자
[프라임경제] "IMF·금융위기·팬데믹을 넘어온 벤처 기업들이 이제는 선발 투수로 국가 미래를 이끌어야 합니다"
29일 송병준 벤처기업협회장이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강조한 말이다.
취임 2개월을 맞은 송 회장은 이날 벤처기업협회의 향후 비전과 중점 추진 과제를 발표하며 이전과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벤처 생태계 판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송 회장을 비롯해 △이용균 수석부회장(알스퀘어 대표) △김기혁 부회장(에스더블유엠 대표) △오상훈 이사(럭스로보 창업주) △이정민 벤처기업협회 사무총장 △유정희 혁신정책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송 회장이 내세운 임기 핵심 과제는 △벤처 생태계 복원 △규제 혁신 패러다임 전환 △민간 주도 인공지능 전환(AX) 플랫폼 구축 △기업가정신 확산 △혁신생태계 제1단체 입지 강화다.
이에 △퓨리오사 AI △에이블리코퍼레이션 △비바리퍼블리카(토스) △SM엔터테인먼트 △네오위즈 등 다양한 분야 대표기업들이 참여해 활동 예정이다.
특히 그는 벤처기업의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되는 최악의 상황을 지적했다. 민간 벤처투자 시장을 50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이를 위해 68개 법정기금에 벤처스타트업 투자 의무화를 추진하고, 퇴직연금의 벤처 투자 허용도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AX 플랫폼 구축 계획도 구체적이다.
송 회장은 "한국 제조업 강점과 산업용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가속화할 것"이라며 이를 위한 'AX 브릿지 위원회' 출범 소식을 전했다. AI 솔루션 공급기업과 △제조 △바이오 △물류 등 수요기업을 연결하는 '중간 허브' 역할을 협회가 맡겠다는 것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규제 혁신 없이는 글로벌 경쟁력 확보도 없다'는 강력한 문제의식도 나왔다.
송 회장은 "벤처기업 73%가 우리나라의 규제 강도가 해외보다 높다고 답했다"며 '규제 혁신 기준 국가제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미국 등 규제 선진국을 벤치마킹해 그들이 허용한 신산업 규제를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허용하자는 취지다.
이어 "창업 씨앗이 되는 기술 기반 창업이 3년 연속 감소했다"며 "도전과 혁신이 일상처럼 숨 쉬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특히 △창업 멘토링 △동아리 지원 △30인 차세대 벤처 리더 발굴 프로젝트 등을 통해 청년 창업 활성화에 힘쓸 계획이다.
협회 외연 확대 역시 주목된다.
송 회장은 "AI·핀테크·콘텐츠·뷰티 등 다양한 혁신 산업을 대표하는 기업들을 협회 임원사로 적극 영입하고 있다"며 "제조업 중심 기존 회원사들과 새로운 혁신 산업 간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모두가 함께하는 생태계를 조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들 사이에서는 '비제조업계 합류에 대한 기존 회원사들의 반응'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송 회장은 "혁신이라는 공통 목표 앞에서는 산업 구분은 의미 없다"며 "새로운 혁신 주체들과의 시너지 가능성을 확신한다"고 전했다.
"3년 내 50조 투자 시장 열겠다"
마지막으로 송 회장은 '벤처 투자 50조원 달성 목표 시점'에 대한 질문에 "명확한 기한은 열어두지만, 가능한 3년 내 달성하고자 한다"며 "지금은 뜨거운 물을 부어야 할 때"라고 절박함과 의지를 표했다.
30년 역사를 맞은 벤처기업협회는 오는 12월, 대국민 숏폼 챌린지·릴레이 인터뷰 등 다양한 기념행사를 통해 '벤처 생태계'의 중요성을 알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