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이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통상정책 변화와 글로벌 공급과잉,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총 20조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지원한다.
수은은 6조5000억원 규모의 '위기대응 특별프로그램'을 신설해, 관세 등 수출 환경 변화와 주요국 간 경쟁 심화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중견기업을 중점 지원한다고 11일 밝혔다.
신용도가 낮고 대외 환경에 취약한 기업에게는 최대 2%포인트(p)의 금리 인하 혜택을 제공해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할 방침이다.
또한 수출 다변화 및 ESG 대응 등과 관련한 종합 컨설팅 서비스 규모를 100억원으로 확대한다. 기존 수출 대출에만 제공하던 통화전환옵션을 수입 대출까지 확대 적용해 환율 변동 위험에 대응하도록 했다.
통화전환옵션은 중소·중견기업이 대출 기간 중 원화와 외화 간, 또는 외화 간 통화를 최대 2회까지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제도다.
아울러 위기 산업에 대한 유동성 공급도 강화한다. 석유화학, 철강 등 위기 기간산업에 10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하고, 대기업과 동반 진출하거나 납품 관계에 있는 중소·중견기업에는 3조원의 상생금융을 지원한다.
수은은 또한 수출다변화 기업에 금리 인센티브와 함께 1조원의 금융을 지원하고,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R&D 대출한도를 기존 R&D 지출의 30%에서 50%로 확대한다.
해외에 생산·판매법인을 둔 국내 기업에 대한 직접 대출 지원도 강화해 상업은행을 통해 현지통화로 대출을 받을 경우 보증 제공도 확대한다.
특히 신성장 분야 육성을 위한 투자금융, 공급망 안정화기금 등 정책수단도 총동원해 기업의 경쟁력 확보를 뒷받침한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신설된 공급망 안정화기금은 연 10조원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수은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주요국과 경쟁 심화 등 복합적 경제·산업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과감한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며 "우리 기업이 신 통상질서, 산업환경 재편 등 대외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은은 지난 9일 '제3차 수출위기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국내외 경제 상황과 기업 애로를 점검하고 구체적인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는 지난해 12월 미국 신정부 출범 이후 통상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수은이 자체적으로 설치한 점검체계로, 향후에도 지속 운영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