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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성장 급급한 사모펀드, 건전성 문제 대두

롯데손보·롯데카드, 매각 난항…운영방식 등 제도 개선 시급

김정후 기자 | kjh@newsprime.co.kr | 2025.04.09 15:53:53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PEF)들이 금융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대한 비판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 각 사


[프라임경제] 사모펀드 순기능에 비해 역기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04년 사모펀드가 제도화된지 20년이 지난 현재, 홈플러스 사태가 불거지면서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모펀드는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받았으나, 활동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는 투자로 인해 단기 수익 추구에 따른 건전성 하락이라는 역기능의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롯데손해보험(이하 롯데손보), 롯데카드 등 사모펀드 소유 금융사들이 '매각'이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홈플러스 사태가 겹치면서 사모펀드(PEF)들의 운영 방식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사태에 직접 연루된 MBK파트너스의 경우, 현재 롯데카드 대주주로 있다. 문제는 같은 계열사 홈플러스에 기업 전용 카드 거래 조건을 더 유리하게 적용했는지 등이 불거져서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6일 롯데카드에 현장 조사관을 파견, 조사중이다. 

롯데카드는 카드론 등 대출상품을 지나치게 늘려 외형에만 집중해 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건전성이 하락했다는 비판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롯데카드의 요주의이하여신비율은 5.7%,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7%, 1개월 이상 실질연체율은 1.8%로 모두 업계 평균보다 높다. 결국 금융당국으로부터 주의를 받은 상태다.

보험업계에서도 건전성 하락 문제를 겪는 사모펀드 소유 회사가 있다. JKL파트너스를 대주주로 둔 롯데손보(000400)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결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 지급여력(K-ICS)비율은 154.6%다. 전년 말 대비 50%p 가량 급락했다. 당국 권고치인 150%에 겨우 턱걸이를 유지했다.

여기에 지난달 금융당국이 대내외적 불안정성을 감안, 권고치를 20%p 내리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롯데손보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의 무저해지보험 해지율 가이드라인 원칙모형을 적용했다면 K-ICS 비율이 127.4%까지 내려가 130%에 미치지 못해서다. 

롯데카드와 롯데손보의 공통점은 건전성 하락뿐만이 아니다. 양사 모두 매각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2년 매각을 시도했으나 인수 후보와의 시선 차이로 무산됐고 지난해 말 주관사로 UBS를 선정하며 재매각에 나섰다. 롯데손보도 마찬가지로 인수사와의 가격 이견으로 무산된 후 상시매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기업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외형 자산을 늘리는 것은 사모펀드의 목적형 행보"라면서도 "하지만 결론적으로 다시 매각하지 못하고 있고, 가치를 올리기 위해 내렸던 결정들이 건전성 하락으로 돌아온 것에는 책임이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병환 금융위원장도 사모펀드의 문제점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 지난달 18일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질의에서 "사모펀드의 투명성을 높여야겠다는 데 공감한다"며 "제도를 개선할 부분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지난달 26일 기자간담회에서는 "MBK파트너스를 계기로 사모펀드가 가진 문제점들이 제기되는 상황"이라며 "사모펀드가 도입된지 20년이 지났기 때문에 공과를 짚어보면서 주요국과 비교했을 때 부족한 부분들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사모펀드들의 경영방식이 도마에 오른 상황. 금융당국의 사모펀드 제도에 대한 빠른 개선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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