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원나라의 문인 장가구(張可久)가 지은 산곡 점강순·번귀거래사에는 "일찌감치 관직에서 물러나 세속의 시비를 멀리하고 머리만 감추고 꼬리를 드러내는 일은 덜어보려 하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에서 유래한 장두노미(藏頭露尾)는 머리는 숨겼으나 꼬리는 드러나 있다는 뜻. 진실을 숨기고 감추려 해도 거짓의 실마리가 보이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같은 시기에 왕엽이 지은 잡극 도화녀에도 장두노미가 나오는데 이는 무슨 일이든 흔적 없이 감추기는 어렵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최근 목포시의회 소속 기획복지위원회의 국내 연수를 두고 외유성 논란과 함께 연수를 떠나기 전 상임위의 견제를 받는 관련 소관부서에서 현금으로 협찬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지역정가에서 큰 파장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위원장인 정의당 소속 최현주 의원의 해명이 거짓으로 드러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다.
필자는 지난 5일 오전 이 문제와 관련, 정확한 취재를 위해 최현주 의원과 통화를 했고, 최 의원은 "아직 정산서를 받지 못해 파악을 못하고 있으며, 사실관계를 확인 후 연락을 주겠다"라고 답한 뒤 기사가 보도된 그날 오후까지 연락이 없었다.
최 의원은 기사가 보도되기 전 이 문제에 대해 관련자에게 보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기사가 보도된 후 파장이 확산되면서 다음날인 6일 보도 자료를 통해 "시민의 대표인 시의원들이 불필요한 물의를 일으켜 실망을 드려 대단히 죄송하다는 말씀밖에 드릴 수 없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해명 과정에서 "언론보도를 통해 이 사실을 알았다"라고 밝히면서 사과문까지 악어의 눈물로 포장한 거짓으로 드러났다는 비난이 나온다.
이러한 거짓 해명을 보면서 조선 4대 문장가로 꼽히는 상촌 신흠(申欽)의 수필집 야언(野言)에 실린 7언절구 한시(漢詩)의 일부 인 매일생한불매향(梅一生寒不賣香) "매화는 한평생 춥게 살아도 그 향기를 팔지 않는다"라는 구절이 연상된다.
해명에서 나타난 자신의 말처럼 시민의 대표인 정의로운 시의원으로 활동한 지 2년 8개월 만에 그는 시민 앞에 거짓말쟁이로 추락하면서 자신의 양심을 끝까지 팔고 있는 것이다.
또 그는 보도 자료에서 "비교견학에는 기획복지위원회 위원 중 최현주, 박창수, 이동수, 박용준, 최유란 의원이 참여했다"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면 함께 참여한 의원들의 입장 역시 최 의원과 같이 뜻을 하는지 궁금증이 발생한다.
또 소관부서에서 받은 협찬금의 사용처가 이번 연수에서 필수요건으로 필요한 곳에 사용되었는지도 의문이 일고 있는 대목이다.
연수기간 사용되는 일비와 식비, 숙박비 등 일체의 경비가 실비로 지급되는 구조에서 이들은 협찬 받은 현금을 어디에 정상적으로 사용했을까?
최 의원이 상임위 위원장의 자격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기 위해서는 일정기간 동안의 정확한 사실 확인이 필요한 구체적인 잘못된 부분이 포함되었어야 함에도 언론의 지적이 일자 땜질식 거짓해명으로 일관하는 것은 이 사건의 본질을 더 확대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있다.
계속되는 거짓으로 시민들 앞에 나설 염치가 없다면 이제라도 상임위원들의 이름을 빌려서라도 시민과 공직자들 앞에 진실 되게 사과하고 진행 중인 수사에 적극 협조하는 모습으로 사퇴요구만은 거두어 달라고 용서를 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