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나라 외환보유고에서 지난달 18억달러(한화 약 2조6136억원)가 증발했다. 외환당국이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간접 개입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달 말 기준 4092억1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18억달러가 감소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외화보유액 감소는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견인했다.
유가증권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3573억8000만달러로 전월 말 대비 46억4000만달러가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예치금과 특별인출권(SDR) 규모는 각각 27억1000만달러, 1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이 줄어든 원인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가 지목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미 달러화 약세로 인한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증가했다"면서도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규모 확대 등에 외환보유액이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외환당국과 국민연금간 외환스와프 거래 구조. ⓒ 한국은행
지난해 말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치솟자, 외환당국(기획재정부·한국은행)은 국민연금과의 외환스와프 거래 한도를 650억달러로 증액했다.
외환스와프는 양 기관이 외환시장을 이용하지 않고 약정한 환율로 보유한 원화와 달러를 교환하는 방식이다. 외한당국이 시장에 간접 개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된다.
국민연금은 해외투자에 나서기 위해 수십조원에 달하는 달러를 사들이는 외환시장의 '큰손'이다. 이들의 달러 수요만 시장에서 사라져도 환율 급등세를 막는 효과가 나타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외환스와프는 결국 계약 만기 시점에 양 기관이 교환했던 자금을 다시 돌려주는 구조"라며 "외환스와프로 인한 일시적으로 감소한 외환보유액은 만기가 도래하면 자연스럽게 회복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