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에서 한 시민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본격적인 기준금리 인하가 시작되면서, 은행 주택담보대출의 변동금리가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 고정금리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대출 예정자는 금리 선택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국민·신한·하나·우리)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이날 기준 변동금리 평균이 연 4.56%, 고정금리 평균이 3.87%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69%포인트(p) 수준인 셈이다.
범위를 개별 은행으로 좁히면, 한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47%p까지 좁혀졌다.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줄어든 이유는 기준금리가 인하됐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은 변동금리를 정할 때 자금조달비용지수(COFIX, 코픽스)를 활용한다.
코픽스는 은행이 예·적금 등으로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나타낸 지수다. 기본금리가 인하되면 시차를 두고 낮아진다. 이미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4개월 연속 하락세다.
반면,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과 10년물이 대표적인 준거금리로 적용된다. 5년과 10년 등 일정기간 금리가 고정된 이후 변동금리로 변경되거나 갱신되기 때문에, 은행권에서 이를 혼합형으로도 표현한다.
이에 따라 금리 인상기에 고정금리가, 금리 인하기에 변동금리가 유리하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문제는 기준금리가 인상기에서 인하기로 접어들었음에도 불구, 고정금리를 선택한 신규 주담대 대출자가 여전히 많다는 점이다. 지난해 12월 국내 예금은행에서 변동형 주담대를 받은 대출자는 18.7%에 불과하다. 고정형 주담대를 선택한 대출자는 81.3%에 달했다.
앞으로 변동금리는 더 하락할 전망이다. 현재 고정금리보다도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는 한국은행이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서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2월 금리 인하를 포함해 2~3회 정도 (기준금리를) 낮추는 것이 시장에서 생각한 가정 같은데, 한국은행의 가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언급했다.
같은 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 말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는 베이비스탭(0.25%p) 기준 최소 2.25%p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이제 대출을 받을 때 금리유형 선택을 신중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보통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2~3개월 시차를 두고 변동금리에 반영되는데, 지금은 또 이야기가 다르다"며 "대출 금리를 낮추라는 압박과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된 부분이 시장금리에 먼저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고정금리가 아직 변동금리보다 낮은 상태고 한도 부분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있다"며 "대출 예정자는 본인 상황을 꼼꼼히 살펴보고 유리한 금리 유형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은행은 오는 28일 지난달 기준 가계대출의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비중을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