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중국 쇼핑 플랫폼 테무가 한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에 직접 진출한다. 지난 2023년 알리익스프레스(알리)에 이어 테무마저 직진출을 선언하는 등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C커머스) 공세 속에 이커머스 점유율 경쟁이 한층 격해질 전망이다.
지난 18일 테무는 중국산 제품을 해외로 판매하는 기존 사업 모델에서 벗어나 한국 상품을 직접 유통하는 '로컬 투 로컬'(L2L) 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테무 관계자는 "한국 소비자에게 다양한 지역 상품을 제공하고 한국 판매자에게 수백만 명의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새로운 판로를 열었다"고 설명했다.
테무의 L2L 모델은 한국에 등록된 판매자 중 현지 재고를 보유하고 자체 주문 처리 및 배송이 가능한 업체를 대상으로 운영된다.

중국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 테무가 한국 오픈마켓 시장 진출을 알렸다. © 테무
국내 물류창고를 통해 더욱 신속하게 배달하고 부피가 큰 상품을 포함한 다양한 제품이 테무 플랫폼에서 판매될 수 있다. 입점을 원하는 판매자는 구글에서 'Temu Seller Center'로 검색, 한국 테무 판매자 센터 페이지를 방문해 등록할 수 있다.
테무는 이미 지난해 7월 한국어 판매 사이트를 개설하고, 같은 해 2월 한국법인 '웨일코코리아유한책임회사(Whaleco Korea LLC)'를 설립했다.
테무가 한국에서 오픈마켓 사업을 시작하기로 하면서 알리익스프레스와 마찬가지로 한국에 사무실을 두고 지사장 파견, 한국 인력 채용 등의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테무는 또 본사 차원에서 공개입찰을 통해 한국 주요 물류업체와 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CJ대한통운과 한진이 테무 직구 상품을 한국에서 배송하고 있다.
한국 직진출을 알린 테무는 빠른 속도로 국내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2024년 1월 기준 테무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823만 명에 달한다. 이는 11번가(780만명)와 G마켓(542만명)을 제친 수치다. 2023년 8월 51만명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6배 증가한 것이다.
테무보다 빨리 한국에 직진출한 알리익스프레스도 가파르게 몸집을 키워가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알리바바 인터내셔널과 올해 합작법인을 설립해 G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를 통해 한국 시장 점유율을 더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중국계 대형 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한국 직진출을 결정하면서 향후 이커머스 시장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와이즈앱·리테일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의 지난해 결제 추정 금액은 각각 3조6897억원, 6002억원으로 합산 4조원을 넘었다. 전년(2조3228억원) 대비 85% 증가한 수준이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와 함께 중국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쉬인(Shein)도 국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쉬인은 최근 자체 뷰티 브랜드 '쉬글램(Sheglam)'을 한국 공식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기 시작했으며, 향후 미용 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코리아 대표. © 연합뉴스
이같은 테무와 쉬인의 한국 시장 공략 강화 배경에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화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들 C커머스 업체는 관세 부과 이후 직간접적으로 미국 판로가 제한되면 대체시장 중 하나인 한국시장에 대한 공략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오린아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강화로 미국의 800달러 이하 소액 소포 면세 혜택이 폐지될 가능성이 생기면서 C커머스 업체들이 불리한 상황에 부닥칠 것"이라며 "이런 움직임은 한국 이커머스 시장 경쟁을 더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는 "테무가 직접 한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오픈마켓들과의 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본사 차원의 투자와 물류 시스템 구축이 본격화된다면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