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지난해 4분기 가계 빚이 1927조원에 달하면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다만 주택매매 거래가 감소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증가폭이 축소된 영향으로 가계빚 증가폭은 전분기 대비 줄었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8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가계신용 잔액은 1927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7% 증가했다. 3분기 연속 증가세지만 전분기 18조5000억원 대비 증가폭은 축소됐다.
지난해 가계신용은 41조8000억원 증가해 전년 17조9000억원 대비 2.2% 늘었다. 이는 지난 2021년 133조4000억원(+7.7%) 증가한 이후 최대 증가폭이다.
가계신용은 국내 가정이 은행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과 신용카드 등으로 물품을 구매한 외상 대금(판매신용)을 모두 합한 빚이다. 가계대출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다.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1807조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0조6000억원 늘었다. 분기별 가계대출은 △지난해 1분기 8000억원 감소 △2분기 13조3000억원 증가 △3분기 16억7000억원 증가한 바 있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에는 주담대 영향이 컸다. 주택매매 거래가 줄면서 주담대는 19조4000억원 증가에서 11조7000억원 증가로 축소됐다. 실제로 전국 아파트 매매량은 지난해 3분기 14만2000가구에서 4분기에는 11만4000가구로 줄었다.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은 증시 부진에 따른 증권사의 신용 공여액 감소 영향에 2조7000억원 감소에서 1조2000억원 감소로 줄었다. 이는 13분기 연속 감소세다.
김민수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4분기 가계대출은 3분기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는데 주택 매매거래가 7월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인 영향과 9월부터 스트레스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정책 및 은행의 대출 포트폴리오 관리 영향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966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조9000억원 늘었다. 다만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이 크게 줄면서 예금은행 가계대출 증가 폭 역시 지난해 3분기 22조7000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반면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10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조원 증가 전환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9분기 연속 감소하다가 증가 전환한 것이다.
판매신용 잔액은 118조1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조4000억원 증가했다. 연말 들어 개인 신용카드 이용 규모가 늘어난 영향이다.
개인 신용카드 이용액은 196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조4000억원 늘었다. 판매신용 증가액도 2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6000억원 확대됐다.
한은은 올해에도 가계부채 안정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팀장은 "주택 매매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가 안정될 것"이라며 "올해에도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 등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지속할 예정인 만큼 당분간 가계부채 안정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은행권의 연초 영업 재개로 대출 관리가 다소 안화됐고 통화정책 기조 전환 등에 따라 대출 금리 하락 시 부동산 시장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경각심을 갖고 모니터링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