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16일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2025 공공기관 채용정보박람회'를 찾은 취업 준비생들이 설명을 듣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최근 기업들의 경력직 채용 확대로 20대 청년층의 취업이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첫 취업이 늦어지며 청년들의 생애 취업 기간이 평균 2년 줄고, 생애 총 소득이 5000만원 가량 줄어든다는 분석이다.
한은이 4일 발표한 'BOK 이슈노트: 경력직 채용 증가와 쳥년 고용' 보고서에 따르면 경력직 채용이 늘어나면서 취업 경험이 없는 비경력자들의 월별 상용직 취업 확률은 2011년 기준 약 1.7%에서 2021년 1.4%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력자(2.7%)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경력직 채용 증가는 20대와 30대 간의 고용률 격차를 유발하는 원인이기도 했다. 한은에 따르면 20·30대 상용직의 고용률 격차 17%p(포인트) 중 7%p는 경력직 채용 확대로 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면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줄어드는 셈이다.
이러한 현상은 사회초년생의 생애 총 취업기간과 총 소득에도 영향을 미쳤다. 조사 결과 취업이 늦어지면서 사회초년생이 기대할수 있는 생애 총 취업 기간은 평균 21.7년에서 19.7년으로 줄어들었다. 노동시장 진입 시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평생 소득을 연 5% 금리로 할인한 현재 가치는 3억9000만원에서 3억4000만원으로 13.4% 감소했다.
경력직 채용 증가로 청년들이 아예 구직을 포기할 경우 고용률이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비경력자의 구직 노력이 30% 낮아진 경우를 가정해 분석한 결과 20대 청년들의 고용률은 현재보다 5.4%p 낮아지고, 30대와의 격차는 1.1%p 벌어졌다.
이에 한은은 청년층이 노동 시장 변화에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과 구조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구체적으로는 △인턴제도 및 산학협력을 통한 직무 경험 기회 확대 △청년 특화 구인구직 사이트 도입을 통한 매칭 효율성 확대 △구직활동 지속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을 제안했다.
채민석 한은 조사국 고용분석팀 과장은 "학교와 기업, 정부 등이 산학협력 프로그램이나 체험형 인턴 등 다양한 교육·훈련 제도로 청년들에게 충분한 업무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며 "임금격차와 안정성 등에 따른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