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비상계엄 사태 이후 급등한 환율 영향으로 국내 수입물가가 석 달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고환율 추세가 계속되면 소비자물가에도 상승 압박이 지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15일 발표한 '12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4% 상승하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도 7.0% 올랐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영향으로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올랐다.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지난 11월 배럴당 72.61달러에서 12월에는 73.23달러로 0.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평균 환율은 1393.38원에서 1434.42원으로 2.9% 올랐다.
원재료 수입물가는 광산품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3% 상승했다. 중간재는 화학제품과 1차금속제품 등이 오르면서 2.2% 올랐다. 자본재와 소비재는 각각 전월 대비 2.1%씩 상승했다.
주요 등락 품목을 살펴보면 △커피(+9.7%) △원유(+3.8%) △철광석(+3.9%) △2차전지(+3.4%) △쇠고기(+3.4%) 등이 전월 대비 오름폭이 컸다. 커피의 수입 물가가 크게 오른 건 브라질·베트남의 가뭄으로 인한 기상악화가 수개월째 누적되면서 공급량 부족이 우려된 영향이 크다.
이문희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1월 들어서도 평균 환율이 전월 대비 오른 상태고 국제유가도 오르는 모습"이라며 "해당 요인들이 1월에도 수출입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원·달러 환율 상승은 수입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다만 기업 경영 여건이나 가격 정책 등에 따라 소비자물가에 전가되는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출물가 역시 3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 수출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10.7% 늘었다. 환율이 상승한 가운데 화학제품 등이 오른 영향이다.
품목별로는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2.7% 상승하며 수출 물가를 끌어올렸다. 공산품은 화학제품, 석탄 및 석유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수출 상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93.32를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 4.8% 상승한 수치로 18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얼마나 증가했는지를 보여주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18.33을 기록했다. 수출물량지수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모두 상승하면서 전년 동월 대비 11.6% 높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