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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업계 "AI로 신약 성공률 높인다"...AI 플랫폼 구축 '혁신 가속화'

개발 시간·비용 절감 기대...정부도 'K-MELLODDY' 프로젝트에 328억원 투입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12.31 00:38:57
[프라임경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인공지능(AI) 플랫폼을 구축해 신약 개발에 나서고 있다. AI를 통해 신약 개발의 비용·시간을 줄이고 임상 성공의 가능성도 높인다는 목표다. 

AI 기반 신약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JW중외제약(001060)이다. 

JW중외제약(001060)은 기존의 빅데이터 기반 약물 탐색 시스템인 '주얼리(JWELRY)'와 '클로버(CLOVER)'를 통합한 AI 신약개발 통합 플랫폼 '제이웨이브(JWave)'를 지난 8월 본격 가동했다. 주얼리는 윈트(Wnt) 신호 활성과 저해를 구별하는 플랫폼이고, 클로버는 JW중외제약 C&C 신약연구소 R&D 플랫폼이다.

제이웨이브는 신약 개발 전 주기에 걸쳐 활용 가능한 20여 개의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500여 종의 세포주, 오가노이드, 4만여 개의 화학 데이터 등 방대한 데이터를 AI 학습에 활용한다. 이를 통해 신약 후보물질 발굴, 적응증 탐색, 약물 디자인 및 ADMET 예측 등의 과정을 효율화하고 비용과 시간을 절감한다.

JW중외제약 과천사옥. © JW중외제약


JW중외제약은 주얼리로 Wnt 표적 탈모치료제 'JW0061'을 개발했으며, 클로버를 통해 STAT3 아토피 치료제, STAT5 표적항암제를 만들었다.

독일 머크 라이프사이언스, 템퍼스AI 등 글로벌 기업과 협력하며, 국내외 바이오텍과 공동 연구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템퍼스AI와의 협업을 통해 암 환자 유래 오가노이드와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항암 신약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외에도 디어젠, 온코크로스 등과 협력해 AI 기반 적응증 탐색 및 신약 개발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JWave 가동에 이어 공공 클라우드 전환으로 유전체 데이터 분석과 AI 모델 학습 시간을 줄일 계획이다. 또한 Wnt, STAT 등 혁신 기전 타깃 약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표적 치료제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유한양행(000100)은 온코마스터, 휴레이포지티브와 AI 모델을 활용한 신약개발의 포괄적 공동연구 협력계약을 맺었다. AI 기반 치료반응성 예측 플랫폼으로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고 타깃 암종과 환자군을 선별한다.

이를 통해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공률을 높인다는 목표다. 정밀의학 기반의 신약개발 방식을 구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욱제 유한양행 대표는 "제약산업은 데이터와 혁신의 융합이 핵심인 시대에 접어들었다"며 "유한양행의 AI 신약 개발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번 협력을 통해 신약 파이프라인 개발 성공률이 향상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웅제약(069620)은 AI 플랫폼 '데이지'를 개발하고, 전임상과 임상, 시판 등 신약 개발 전 주기에 AI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앞서 올해 2월부터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주요 화합물 8억종의 분자 모델을 자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AI 신약 개발을 구축했다.

동아ST(170900)는 지난달 AI 솔루션 기업 에이아이트릭스와 디지털 헬스케어에서 공조키로 했다. 이번 협약으로 에이아이트릭스는 AITRICS-VC(바이탈케어) 등 다양한 AI 솔루션을 동아ST에 공급한다. 동아ST는 국내외 유통망을 활용해 에이아이트릭스의 AITRICS-VC와 AI 솔루션을 국내외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미약품(128940)은 신규 후보물질 발굴 과정에서 아이젠사이언스와 협력 중이다. AI 신약개발 기업 아이젠사이언스는 독자 보유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제안한다. 한미약품은 축적한 연구개발(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한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내·외부 유망 자원을 적극 활용하는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에 AI 플랫폼을 보유한 아이젠사이언스와의 협약을 통해 주력 파이프라인인 항암 분야에서 미래가치를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바이오팜(326030)도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오픈 생태계 형태로 구축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과 파트너 영입을 통해 종합적인 AI 로드맵을 설계하기로 했다. 회사 측은 2018년부터 AI 기반 약물 설계 플랫폼 '허블'을 구축해 초기 연구개발에 활용해왔다.

SK바이오팜의 약물 설계 플랫폼은 △약물특성 예측 △화합물 데이터 보관소 △AI 모델 보관소로 구성되며, 기존 약물특성 예측을 넘어 새로운 화합물을 설계하는 시스템에서 경쟁력을 갖췄다. 또한, SK바이오팜은 AI 바이오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검토하며, 외부 역량 영입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신약 개발 AI 전문가 신봉근 박사를 영입'해 AI 로드맵 구축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과정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이유는 신약 개발 비용·시간을 크게 절감시키는 것은 물론 실패 확률 또한 낮춰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통상 신약개발에는 최소 10년에서 15년의 기간과 평균 1조~2조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되는 데 반해, 약 1만개 후보물질 중 1개(0.01%)만이 신약으로 출시된다. 

정부도 AI 신약 개발에 팔을 걷어붙였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K-MELLODDY' 프로젝트를 공동 추진하면서 2028년까지 총 328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는 연합학습 기술을 통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신약 후보 물질 발굴 및 약물 특성 예측 모델을 개발해 신약 개발의 성공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한미약품이 '신약 개발 데이터 활용 및 품질관리' 분야의 주관 연구기관으로 선정됐다.

내달 13~16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 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도 AI가 주요 키워드 중 하나로 꼽히는 가운데, 국내 기업들이 다수 참가해 관련 기술을 선보일 예정이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매년 1월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행사다. 연구개발(R&D) 성과, 투자유치 및 파트너십 등을 논의하는 자리로, 글로벌 빅파마를 비롯해 투자사나 바이오기업 등이 모여 사업 개발 기회를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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