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12.3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지표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6년 만에 최대폭으로 악화됐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잠정)'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88.4로 전월 대비 12.3p(포인트) 하락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구성하는 6개의 주요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심리지표다. 장기평균치(2003~2023년)인 100보다 높으면 소비 심리가 낙관적임을, 100을 밑돌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이달 낙폭은 팬데믹 때인 지난 2020년 3월에 18.3p 하락한 이후 최대치다. 지수 자체도 2022년 11월(86.6) 이후 2년1개월 만에 최저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정치 불확실성이 커진데 따른 소비자심리 위축, 국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등으로 전월보다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주택가격전망CSI는 103으로 전월 대비 6p 하락했다.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따른 아파트 매매거래 감소, 매매가격 상승세 둔화 등이 이어진 영향이다.
소비지출전망CSI는 102로 전월 대비 7p 떨어졌다. 국내 정치 상황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여행비(-8p), 외식비(-6p), 내구재(-3p) 등의 소비심리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전망인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9%로 전월 대비 0.1%p 상승했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1%대를 유지했지만 환율 급등과 공공요금 인상 우려가 확산되면서다.
3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7%로 전월 대비 0.1% 상승했고, 5년 후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과 동일했다.
경기 판단에 대한 심리는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CSI는 52를, 향후경기전망CSI는 56을 기록하며 전월 대비 각각 18p씩 하락했다. 취업기회전망CSI는 65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14p 내려갔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 비중은 △공공요금(49.7%) △농축수산물(45.3%) △석유류제품(38.1%) 순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전국 도시의 2500가구(응답 2271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다만 이번 조사에서는 지난 14일 진행된 2차 탄핵소추안 표결 이후 심리는 반영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