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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인터넷전문은행 결산] 성장 기회, 건전성 관리는 딜레마

흑자 속 리스크 관리 숙제…제4인뱅 출범 경쟁 심화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4.12.24 09:58:04
[프라임경제]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3사가 올해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실적 성장의 결실을 거뒀다. 이를 기반으로 상장 준비와 새로운 금융 서비스 확대에 나서며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성장의 이면에는 자산 건전성 관리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여기에 제4인뱅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경쟁 심화와 시장 재편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더해지고 있다.

◆ 실적 성장의 한 해, 누적 순이익 5000억원 돌파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3분기 기준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누적 순이익은 5000억원을 넘어섰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약 1.8배 증가한 수치로,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안정화와 대출 포트폴리오 확대가 성장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1~3분기 기준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누적 순이익이 5000억원을 넘어섰다. ⓒ 연합뉴스

카카오뱅크(323410)의 올해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2793억원 대비 27.3% 증가했다. 주택담보대출 확대를 중심으로 한 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성장을 견인했다.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누적 순이익이 1224억원으로 전년 동기 382억원 대비 약 3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금리 경쟁력을 앞세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담보대출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외형 성장을 뒷받침했다.

토스뱅크는 출범 3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목전에 두고 있다.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345억원으로, 전년 동기 순손실 299억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특히 3분기에는 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분기 기준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 새로운 숙제, 자산 건전성 관리

실적 성장과는 별개로, 자산 건전성은 인뱅 업계의 주요 도전 과제로 떠올랐다. 기업대출 확대로 부실 위험이 증가하면서 안정적인 리스크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인뱅 3사의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 및 연체율. ⓒ 프라임경제

기업대출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카카오뱅크 0.58% △케이뱅크 0.85% △토스뱅크 2.97%로 모두 상승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0.44%p(포인트), 0.68%p, 1.21%p 증가한 수치다. 무수익여신 비율도 △카카오뱅크 0.58% △케이뱅크 1.07% △토스뱅크 2.36%로 전반적으로 높아졌다.

특히 토스뱅크는 기업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6%로, 업계 평균 5.1%를 크게 웃돌며 건전성 리스크를 더욱 부각시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상대적으로 건전성 악화 폭이 작았지만,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목표와 자본 건전성 유지라는 상충된 과제 속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은 금융당국의 목표치 달성 여부로도 주목받았다. 3분기 기준 △카카오뱅크 32.3% △케이뱅크 34.5% △토스뱅크 33.8%를 기록하며 모두 목표치를 상회하거나 근접한 수치를 기록했다. 특히 케이뱅크는 3분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전분기 대비 1.2%p 끌어올리며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인뱅의 '딜레마'는 여전하다.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가 건전성 악화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균형 잡힌 대출 정책을 마련해야 하는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3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연체율은 0.99%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각각 0.48%, 0.88%로 안정적 수준을 유지했지만, 향후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가 지속될 경우 이들 은행 역시 연체율 상승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는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이지만, 건전성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은행 경영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각 사별 주요 이슈 : 대주주 리스크·IPO 실패

올해 인뱅 3사는 자산 건전성 관리라는 공통된 과제 외에도 각기 다른 경영 환경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해결해야 했다. 이러한 이슈들은 자산 건전성과 밀접히 연결돼, 각 은행의 리스크 관리 역량을 시험하는 계기가 됐다.

카카오뱅크는 대주주 리스크와 주가 하락이라는 중대한 과제를 직면했다. 대주주의 적격성 논란이 지속돼 투자자 신뢰가 약화된 가운데, 주가는 연초 대비 약 20% 하락했다. 대주주의 소유·운영 분리 규정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카카오뱅크의 안정적 성장에 주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사업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성장 전략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었으며,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목표를 초과 달성하는 등 포용금융에서도 경쟁사보다 앞서나갔다. 또 글로벌 사업도 순항 중이다.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 투자와 태국 가상은행 인가 신청을 통해 동남아 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마련됐다. 

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이 지난 10월1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케이뱅크 IPO 기자간담회에서 케이뱅크의 상장 후 사업계획과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 케이뱅크

케이뱅크는 올해 IPO 실패로 자본 확충과 성장 동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두 차례에 걸친 상장 연기와 공모 실패는 외부 투자 유치와 자본 비율 개선을 지연시켰다. 충분한 자본이 확보되지 않으면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와 건전성 유지에 어려움이 따를 수 있어, 케이뱅크는 내부 효율화와 포트폴리오 다각화 전략에 집중하고 있다.

토스뱅크는 빠른 성장의 이면에서 연체율 상승으로 인한 리스크 관리 문제를 직면했다. 기업대출 포트폴리오 비중이 높아 리스크 관리 강화가 시급하며, 이는 포용금융 실현이라는 목표와도 균형을 이뤄야 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토스뱅크는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 제4인뱅 출범, 경쟁의 새 시대 열릴까?

올해는 제4인뱅 출범 준비가 본격화된 해로, 내년 상반기 중 신규 인터넷전문은행 인가 심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최근 신규 사업자 예비심사 기준을 공개하며, '혁신성'과 '포용성'을 추가적인 고려 요소로 강조했다. 이는 기존 인터넷전문은행과의 차별화를 통해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사업자를 선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28일 인터넷전문은행 신규인가 심사기준 및 절차를 발표했다. ⓒ 연합뉴스

현재 제4인뱅 인가 신청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컨소시엄은 △더존뱅크(더존비즈온·신한은행·NH농협은행·DB손해보험) △한국소호은행(한국신용데이터·우리은행·우리카드) △유뱅크(현대해상·IBK기업은행·랜딧·루닛·현대백화점·트레블월렛·삼쩜삼) △소소뱅크(35개 소상공인 및 소기업·위크스톤파트너스) △AMZ뱅크(한국생명농업경영체연합회·한국금융투자협동조합) 등 총 5곳이다.

제4인뱅의 출범은 기존 인뱅 3사에게도 새로운 도전 과제를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로운 사업자가 혁신적 기술과 포용금융 전략을 기반으로 기존 시장에 도전장을 던질 경우,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뱅이 디지털 금융 혁신의 중심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빠른 성장 속에서 불거진 건전성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며 "내년에는 기존 3사가 더욱 정교한 리스크 관리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규 진입자와의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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