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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 여파로 금융지주 '흔들'…밸류업 전략 먹구름

외국인 이탈·환율 상승 겹악재…정치 불확실성 해소가 관건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4.12.12 13:43:34

비상계엄 여파로 4대 금융지주의 투자자 이탈이 이어지며 밸류업 정책에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이후 금융지주사들이 주가 급락과 자본비율 압박으로 밸류업 계획에 차질을 빚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막기 위해 금융지주들은 서한 발송, 컨퍼런스콜 등 소통을 강화하며 주주환원 정책 이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일 비상계엄령 발표 이후 4대 금융지주사(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의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KB금융(105560)은 지난 3일 10만1200원이었던 주가가 이틀 동안 8만5800원으로 떨어지며 총 15.2% 하락했다. 신한지주(055550)는 같은 기간 5만6400원에서 5만300원으로 11.7% 하락했다. 

하나금융(086790)은 6만1600원이던 주가가 이틀 사이 5만5000원으로 10.7% 하락했다. 우리금융(316140)은 상대적으로 낮은 9.6%의 하락률을 보였다. 주가는 1만7200원에서 1만5540원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주가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4대 금융지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KB금융 77.19%, 하나금융 68.14%, 신한지주 60.62%, 우리금융 45.84%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상대적으로 더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환율 상승도 금융지주의 자본비율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1일 달러·원 환율은 1432.2원으로 마감했으며, 환율이 10원 오를 때마다 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0.02%p 하락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CET1은 금융지주의 자본 건전성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로, 주주환원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3분기 기준 5대 금융지주의 평균 CET1은 13.02%로, 권고 기준인 13%를 간신히 웃도는 수준이다.

현재 KB금융(13.85%), 신한지주(13.13%), 하나금융지주(13.17%)는 13%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 이 수준을 방어하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이미 11.96%로 13%에 미치지 못하고 있어, 추가적인 자본 관리 대책이 시급하다.

금융지주사들은 주가 하락과 자본비율 압박 속에서도 주주환원 정책과 밸류업 계획 이행에 차질이 없도록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KB금융은 주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서한을 발송해 현 상황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지난 10월 발표한 밸류업 방안을 변함없이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한 KB금융은 계열사들이 진출한 해외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소통 체계를 구축하고, 환율 상승과 관련된 위험요소를 사전에 점검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신한지주는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주관하며 시장 변동성에 대한 대응 방안을 적극 공유하고 있다. 특히 진옥동 회장은 투자자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그룹 차원에서 장기적인 밸류업 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각국 금융당국과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알리는 데도 주력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는 함영주 회장을 중심으로 그룹 경영진과 이사회가 국내외 투자자들과 대면 및 비대면 미팅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해외 진출국에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운영하며, 환율 변동에 따른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위험가중자산을 관리하고 있다. 또한 오는 2027년까지 50%의 총주주환원율 달성을 목표로, 이행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금융지주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컨퍼런스콜을 열어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적인 이행을 약속하고 있다. 임종룡 회장은 그룹 차원에서 밸류업 계획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며,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 유동성 문제를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해외 계열사들과의 실시간 소통을 통해 글로벌 금융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사들이 당분간 어려운 국면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의 지속적인 이탈과 환율 상승으로 인한 자본비율 저하는 금융지주사들의 밸류업 전략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금융지주 주가는 당분간 변동성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현재 상황은 금융지주사들의 주가와 자본비율 모두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환율 불안과 정치적 리스크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지주사들이 설정한 밸류업 목표를 재조정해야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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