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여야 예산안 합의 처리해야…계엄 당시 최상목 부총리 사의 만류"

기재위 야당 의원 면담…정치적 불실성 장기화 우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을 합의 처리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이창용 한국은행(이하 한은)총재가 한국은행을 방문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에게 여야 예산안 합의를 당부했다.

10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회 기재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의원들은 이날 한은을 방문해 이 총재와 최근 탄핵 사태 등에 따른 정치 불확실성과 금융 및 실물 경제에 논의했다.

이날 방문에는 기재위 야당 간사인 정태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김태년·안도걸·오기형·윤호중·정일영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이 총재는 "정치 상황과 별개로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와 여야가 협력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에게 국내 경제 프로세스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달러 환율과 관련해서는 당분간 예전 수준으로 돌아가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 총재는 "지금 환율이 안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시장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날 야당 의원들과 이 총재는 정치적 불실성이 장기화하면 우리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있다는 데 큰 틀에서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외환시장에 대해서 환율 문제는 심리적 문제가 크기 때문에 국내 불안심리 해소하기 위한 즉각적인 노력을 하겠다는 이야기도 오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내년 재정정책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재정정책 부문에서는 실물경제 위축, 국민 불안심리 등이 확대됐기 때문에 (확장적) 접근들에 대한 필요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총재도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야당 의원 12명이 10일 오전 한은을 찾아 이창용 총재와 최근 금융‧경제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다. ⓒ 한국은행

이외에도 이 총재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당일 심야에 열린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 뒷얘기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소집된 국무회의에서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시한 뒤 자리를 박차고 나왔고, 사의를 표명하려 한 것을 이 총재가 만류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당시 최 부총리에게 '경제 사령탑이 있어야 대외적으로 심리가 안정된다'고 사의를 만류했다"고 말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한은을 방문한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야당 간사인 정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비롯해 같은 당 김태년·안도걸·오기형·윤호중·정일영 의원,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 등이 참여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