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령대별 쉬었음 인구 비중, 취업경험별 청년층 쉬었음 인구 수 추이. ⓒ 한국은행
[프라임경제] 특별한 이유 없이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는 '쉬었음' 인구가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난 1년간 25%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청년층 실업이 장기화되면서 노동시장에서 영구 이탈하거나 청년 니트(NEET)족이 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2일 한은이 발표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자는 2842만명이며 실업자는 78만명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620만명으로 사유는 △육아·가사(682만명) △교육·직업훈련(392만명) △연로·심신장애(312만명) △쉬었음(235만명) 순이다.
고용 지표가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쉬었음' 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은 이례적이다. '쉬었음' 인구는 육아나 학업, 취업준비, 건강 등의 특별한 사유 없이 그냥 쉬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노동력 손실을 의미한다.
특히 3분기 기준 국내 '쉬었음' 인구 중 청년층(25~34세)이 차지하는 비중은 29.5%로 작년 4분기 22.7%에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수민 한은 고용분석팀 과장은 "최근 '쉬었음' 인구 증가세는 대부분 취업경험이 있는 청년층이 주도했다"며 "노동시장에 진입하지 않고 쉬는 것이 아니라 취업을 경험한 이후 더 이상 구직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이탈한 사례가 늘어난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청년층의 '쉬었음'이 증가한 배경을 보면 자발적으로 그만두는 경우가 비자발적인 경우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월 기준으로 비자발적사유 비중은 6.8%인 반면, 자발적사유 비중은 14%로 두 배 이상 컸다.
한은은 추세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청년층 자발적 '쉬었음'은 일자리 미스매치 등 구조적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평가했다. 이는 청년층 고용의 질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큰 폭으로 하락한 뒤 여전히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등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 연구팀은 "상대적으로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은데 일자리의 질이 나빠져 쉬고 있는 청년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청년층은 핵심연령층보다 교육수준이 높고, 일자리를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일자리 선택의 기준이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며 "눈높이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미스매치 현상은 청년들이 자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청년층의 자발적 쉬었음을 늘리는 요인. ⓒ 한국은행
연구팀은 청년층의 하향취업 현상도 주목했다. 고학력 일자리 증가가 대졸자 증가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적 불균형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9월 기준 청년층 하향취업률은 21%로 집계됐다. 지난 2010년에 15%대를 보였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청년층의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되면 노동시장에서 영구이탈하거나 니트(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어진 사람)족화 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과장은 "과거 흐름을 살펴보면 청년층 '단기 쉬었음'(이직 1년 미만) 증가는 '장기 쉬었음'(이직 1년 이상 증가)로 이어졌는데, '쉬었음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근로를 희망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그로 인해 실제 취업률도 낮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 쉬었음 증가는 향후 노동공급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므로 이들을 다시 노동시장으로 유인하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