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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먼저 시장의 신뢰를 얻어라”

 

임경오 기자 | iko@newsprime.co.kr | 2008.10.15 11:49:25

[프라임경제] 몇 달전 환율이 1030원대로 오르자 정부에서 수십억달러를 동원, 인위적으로 900원대로 끌어내린 적이 있었다. 그때 필자는 이같은 상황을 놓고 주위사람들에게 매우 우려스럽다는 얘기를 했다.

   
 
얼마전까지 기업의 수출 확대로 인한 경기 진작을 위해 고환율 정책을 쓰다가 원유값이 급등하자 불과 수개월만에 저환율 정책으로 바꾸는 조령모개식 정책도 문제지만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 상품가격을 인위적으로 조정하려고 든것은 더 문제였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정부가 환율에 개입하면 할수록 원화환율은 자꾸 오르기만 했다. 정부의 패를 다보여주니 투기꾼을 비롯한 시장 참여자들은 쾌재를 부를수밖에 없었다.

미국이 최근 금융위기로 5대 투자은행중 3개사가 인수합병되거나 넘어지는등 대변혁이 일어나면서 달러가치는 주요국 기축통화에 대해 지속적으로 약세를 보였지만 이상하리만큼 원화에 대해서는 강세를 보였다. 강세 정도가 아니라 아예 압도해버렸다.

한국 금융시장은 11년전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대폭적인 체질개선이 이뤄져 미국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는데도 원화는 달러에 매우 약세를 보여 지난주 한때 달러당 1,500원에 육박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같은 사태는 여러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필자는 정부에 대한 신뢰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해외투자자들이 현 경제팀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방증으로 올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14일 현재 31조원에 달하는 매도규모를 들수 있다.

이 같은 규모는 외국에 대한 금융시장 개방이후 최대규모로 외국인 지분율은 27%대로 뚝 떨어졌다. 30% 지분은 장기투자가 대부분이어서 30%이하로는 절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오랜 믿음이 깨져버릴 정도로 외국인 주식매도는 심각하다. 거의 ‘셀코리아’ 수준이다.

이번주 들어 증시 외환시장이 패닉상태에서 벗어나 다소 안정을 찾긴했지만 언제 다시 패닉상태로 접어들지 살얼음을 걷는듯한 상황이다.

정부는 아무리 펀더멘털이 괜찮고 외환보유고에 문제없다고 강변해도 시장은 그걸 곧이곧대로 믿지를 않는다는데에 문제가 있다. 19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에도 헤럴드트리뷴 등 외국언론들이 한국의 외환위기 가능성을 경고했을때도 한국정부는 외환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면서 되레 해당 언론사에 대해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성 메시지를 날렸다. 그러나 결과는 외신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서도 11년전과 비슷한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들이 한국의 위기에 대해 짚고넘어가자 정부는 강력히 대처하겠다고 나선 것이다. 날짜를 지우고 본다면 어느것이 11년전 기사이고 어느것이 최근 나온 기사인지 모를 정도다.

이번 주 초 시장이 기술적 반등국면에 접어들어 공황상태가 잠시 수면밑으로 들어갔지만 문제는 실물경기가 최근들어 급속도로 나빠지면서 언제 다시 경제전반에 위기가 몰아닥칠지 모를 일이다. 따라서 정부는 최근 잠시 안정을 취하는 사이에 신속한 신뢰확보정책을 취할 필요가 있다.

우선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려해볼 문제이다. 주변사람들은 우스갯소리로 얘기한다.

“강장관이 물러나기만 해도 환율이 당장은 100원이상 떨어질것이라고…”

군사정권인 전두환 정부시절에 오히려 실물경기나 금융시장이 지금보다 훨씬 안정됐던 이유는 전두환 전대통령이 자신은 경제에 관해 문외한임을 인정하고 김재익이라는 걸출한 신자유주의 학자로부터 개인 교습을 받는등 있는 노력을 다했기 때문이다.

그후 잇따른 개방조치가 이어짐으로써 전두환 정부시절에는 실물경제가 안정될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군부정권이라는 특성상 강력한 통제가 이뤄졌던 것도 한몫했지만 그렇더라도 김재익의 중용을 간과할수는 없다.

현 정부도 전두환 전 대통령의 노력 만큼은 답습해야 한다. 전두환 전대통령을 옹호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당시 잘한 것은 잘한 것대로 인정하고 일정부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현 정부는 CEO출신 대통령을 정점으로 있으면서 경제를 잘 안다는 자부심때문인지 주위의 여론을 경청하지 않고 불도저식으로 밀고나가려는 경향이 있다. 결과가 좋으면 그간 안좋았던 여론이 수그러들 것이라는 믿음과 함께.

그러나 그 결과를 기다리기엔 시간이 너무 짧다. 국가경제 시스템이 무너지게 된다면 실험이고 결과이고 아무것도 필요없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관성없는 정책으로 인해 시장이 줄기차게 교체를 요구하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 심각히 고려해야 하며 나아가 정부가 외환 주식시장 등에 인위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믿음을 줄때이다.

그리고 소수의 사람보다는 국민 대다수를 위한 정책과 비전을 강력하게 제시하고 실천한다면 최근의 위기는 극복할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신속한 결단이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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