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우리은행 차기 행장 선출이 임박하면서 박장근 우리금융 부사장과 유도현 우리은행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조직 안정화와 디지털 전환 등 과제가 산적한 가운데, 이들의 역량과 비전이 선출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316140)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자추위)는 이번주 안에 차기 행장 후보군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최종 후보는 자추위의 심사를 거쳐 선정되며, 내년부터 행장으로서 조직을 이끌게 된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2001년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의 합병으로 출범한 이후, 주로 두 출신이 번갈아 행장을 맡는 전통을 이어왔다. 이는 조직 내 갈등을 최소화하고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오랜 기간이 지났음에도 계파간 갈등은 봉합되지 못한 상태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 출신 간의 반목은 내부통제 실패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되며, 그룹 전체를 흔들기도 했다.
다만 이러한 우리은행 계파 갈등은 임종룡 회장이 우리금융의 방향키를 잡은 이후 종식 국면을 맞고 있다.
임 회장은 올해 직접 국정감사에 출석해 "우리금융이 여러 은행이 합하다 보니까 통합 은행으로서의 성격 때문에 계파적인 문화가 잔존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계파 갈등을 인정했다.
이어 "이런 음지 문화를 없애야 우리금융이 바로 설 수 있다"며 "제가 취임한 이후 기업문화 혁신을 위한 전담 조직 설치, 윤리교육 강화 등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아직 부족하다. 올바른 기업 문화 정립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번 차기 우리은행장 인선에 그간의 계파간 이해관계보다 성과 중심의 인사 원칙이 강조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와 함께 유력 후보군으로 △박장근 우리금융 부사장 △유도현 우리은행 부행장 △정진완 우리은행 부행장이 거론된다.
박 부사장은 1967년생으로, 지난 1992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 10년 넘는 경력을 쌓았다. 우리은행 리스크총괄부 부부장, 서부기업영업본부와 부편금융센터 기업지점장을 거쳐 2016년 12월부터 리스크총괄부 본부장을 맡았다. 현재 우리금융 리스크관리그룹 부사장(CRO)을 맡고 있으며, 금융사고 발생 이후 내부 통제와 리스크 관리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유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지난 1994년 상업은행에 입행해 2004년 전략기획부 과장, 2005년 인사부 차장, 2010년 우리아메리카은행, 2017년 런던지점 지점장 등을 거쳤다. 본점과 국내외 지점을 두루 경험한 이력으로 지난해 3월부터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 신설한 '관행·제도 개선 솔루션 액트(ACT)' 태스크포스(TF)의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정 부행장은 1968년생으로, 한일은행 출신이다.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으로, 현장 중심의 영업 경험과 중소기업 지원 역량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외에도 박완식 우리카드 사장, 이석태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강신국 우리PE자산운용 대표 등 계열사 대표들도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박장근 부사장과 유도현 부행장이 차기 행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두 후보는 각기 다른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는 박 부사장이 더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박 부사장은 리스크 관리 분야에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금융사고 이후 내부 통제와 조직 안정화를 이끌었다. 현재 우리금융 리스크관리그룹 부사장으로 재직하며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반면, 유도현 부행장은 조직 혁신과 경영 기획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전략기획과 국제 업무를 두루 경험하며 탄탄한 경영 역량을 쌓아왔고, 최근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으로서 우리은행의 장기적 혁신과 비전 수립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에서는 박 부사장을 리스크 관리와 내부 안정화에서 이미 검증된 인물로 꼽는다. 현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화를 도모할 수 있는 리더십을 갖춘 적임자라는 평가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우리은행 차기 행장은 조직의 안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며 "특히 어지러운 내부 상황을 바로잡고 ESG 경영과 디지털 금융 혁신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