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제일약품(271980)이 자사의 의약품 처방을 늘리기 위해 병원과 의원에 골프 접대, 식사 등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억대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제일약품(271980)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원을 부과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제일약품은 2020년 1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수도권과 영남지역 의료인들을 대상으로 36종의 의약품 처방을 장려하기 위해 약 2억5000만원 상당의 경제적 이익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제일약품은 상품권을 현금화해 의료인 접대 비용으로 사용하거나, 회식비 지원을 정상적인 판촉비용으로 위장해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상품권깡'을 통해 현금을 마련해 접대 비용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상품권깡은 상품권을 사설 매입업체에 판매해 현금으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현금의 용처 추적이 어려워 불법적인 용도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제일약품이 2020년부터 2021년 초까지 구매한 상품권 액수는 약 5억6300만원에 달했다.
제일약품 영업총괄 본부장 2명은 2020∼2021년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산 뒤 그 일부를 현금화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만들어 의사 170여명에게 골프나 식사, 주류 등을 접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일약품은 또 제품설명회, 학회 지원, 강연 의뢰 등 정상적인 활동을 위장하면서 의사들에게 식음료·숙박과 회식비용을 부당하게 제공하며 비용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일약품은 임상연구에 필요한 연구비를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자사 의약품 처방 증진을 위해 연구자주도임상(Investigator Initiative Trial, IIT) 연구비 지원을 의료인에게 역으로 제의했다.
연구자주도임상은 의료인이 임상시험자가 외부(제약회사 등)의 의뢰 없이 약물의 새로운 효능·효과, 용법·용량을 연구하기 위해 독자적으로 수행하는 임상연구로, 제약회사가 주도하는 의뢰자주도임상과 구별되는 개념이다.
이처럼 제일약품은 2023년 2월경부터 2023년 11월경까지 자사 의약품의 처방 증진을 위해 9회에 걸쳐 9명의 의료인에게 2200만원 상당의 연구비 지원을 부당하게 제의했다.
이외에도 제일약품은 자사 의약품의 처방 증진을 위해 의료인들에게 각종 음식을 배달해주거나, 노무, 물품 등을 직접 제공했다.
또한, 정비가 필요한 의료인의 차량을 정비소에 대신 입고‧출고 해주거나, TV 제공, 골프장‧호텔 등의 예약을 제의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제일약품의 행위는 자사 의약품 처방 증진을 목적으로 정상적인 거래관행에 반하는 부당한 경제적 이익을 제공함으로써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고, 결국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침해하는 부당한 고객유인행위에 해당된다.
아울러 시장 특성상 의료인이 의약품의 가격‧안정성 및 효과 등을 고려하여 환자에게 맞는 의약품을 처방하도록 하기보다는 제약사로부터 제공받은 이익의 규모나 횟수에 따라 의약품을 선택하게 되는 왜곡된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소위 '상품권깡'의 방법 등을 통해 은밀하게 진행된 불법 리베이트를 적발하고 이를 엄중 제재함으로써 관련 업계의 관행에 경종을 울렸다는 점에 그 의의가 있다"며 "앞으로도 제약업계에 만연한 불법 리베이트 제공행위를 근절하고 공정한 거래질서를 확립할 수 있도록 불공정거래행위에 대한 감시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