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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매출 100억원대 '영창에코'…사모펀드 제3자 매각 뒷배경 ⓵

세계 유일 '신발 폐기물 재활용' 기술 보유…사모펀드 측, 전환사체 연장 불허 해임 통보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24.10.28 09:37:12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위치한 주식회사 영창에코.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부산지역 신발 업계가 술렁이고 있다. 국내외 신발부품업계 강자 지위를 누려왔던 ㈜영창에코 창업주인 대주주가 지분 59.1%를 돌연 포기하는가 하면 심지어 자신이 일군 기업에서조차 내몰리는 처지에 놓이면서 그 배경을 두고 갖가지 의혹에 휩싸였다.  

부산광역시 사상구에 위치한 영창에코는 신발 안창이 주력인 제조사로 지난 2007년부터 조재영 대표이사가 회사를 인수하면서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왔다. 조 대표가 가진 국내, 해외 특허기술이 40여 개에 달하고 있다. 

주요거래처로는 글로벌기업인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을 비롯해 국내 브랜드 프로스펙스, K-2 등에 납품하는 신발부품업계 1차벤더 자리를 굳건히 지켰었다. 회사 전체 매출에 90%가 수출이고, 매출 100억원대를 기록할 정도로 업계에서 강소기업으로 평가 받아 왔다.

그간 승승장구해 온 영창에코 조 전 대표가 한순간 나락에 떨어진 건 베트남 현지 법인 설립을 위한 사모펀드(PEF) 투자가 결정타였다. 그가 이끈 영창은 세계 유일의 '신발 폐기물 재활용' 자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이사 보유 주식 59.1% 무상양도 요구

영창은 지난 2021년 2월 사모펀드 운영사 BNW 인베스트먼트, 같은 해 9월 K-CLAVIS로부터 3년 만기 전환사채 약 87억원을 투자받았다. 신발 완제품 생산기지 베트남에 신축공장 건설 등을 위한 목적자금 성격이었다. 

그러나 PEF 운용사 측이 올해 2월2일 돌연 전환사채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경영부실 등에 사유로 대표이사 해임을 전격 통보했다. 지난 3년 동안 이자를 꼬박 냈음에도 결국 지난 5월 조 전 대표이사가 보유한 주식 59.1%(약 86억)를 더해 무상양도하는 제3자 매각 절차가 강행됐다.

이에 조 전 대표 측은 부도 시 전 재산 압류 협박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기업탈취를 위한 적대적 M&A로 규정하고 강력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조 전 대표 측은 "주식 무상양도뿐만 아니라 개인투자금 20%(30억 가량) 등 총 116억원을 사모펀드에게 빼앗긴 것"이라며, "사모펀드 투자 및 3자 매각 진행 과정에는 임원 A 씨와 그의 소개를 통해서 만난 PEF브로커로 불리는 B씨 그리고 임원 C씨도 깊숙이 관여했다. 이를 뒷받침할 이들의 사전모의 녹취록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펀드사 입장에선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한 적법한 절차였는지를 알 수는 없으나 사실 영창에코의 제3자 매각과정을 들여다보면 다소 석연치 않은 구석이 발견된다. 

조 전 대표 측, 전환사채 만기 연장 노력…브로커에 두 차례 걸쳐 3억6000만원 건내

조 전 대표 측에선 먼저 PEF브로커 B씨가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CB/BW 만기 연장을 해 주겠다는 조건으로 활동비 1억6000만원과 2억원을 현찰로 받아 챙겼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B 씨는 기자의 전화 통화와 문자에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이 건은 현재 부산 사하경찰서에 고소된 상태다. 

또 임원 A 씨는 현재 영창에코 CEO 자리에 올라있고, 현 대표이사 D씨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다른 임원 C씨와는 전 직장 동료이며 오랫동안 신발 업계에서 함께 근무하였다. 

조 전 대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2월에 임원 C씨를 통해 임원 A 씨가 영창에 입사했다"며 "그해 12월 임원 A로부터 브로커 B 씨를 소개를 받았는데 사모펀드는 2021년 2월, 9월 108억원이 투자됐다 "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임원 A 씨는 "입사 당시에 영창기업과 조 전 대표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졌다"며 "회사를 함께 성장시키고자 조 대표 개인에게 10억원을 사업자금으로 대여해 줄 정도로 신뢰하는 사이였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영창이 3자 매각된 원인은 감사를 통해 드러난 경영부실 책임이 크다"며 "무리한 베트남 사업확장과 홈쇼핑 진출이 근본적인 이유"라고 덧붙였다.

앞서 조 전 대표 측은 '금융감독원'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사모펀드가 보유한 59.1%에 대한 주식양도양수계약서(주주명부 포함) △자신의 주식 매각계약서 △사모펀드 측 100% 매각 당시 투자 기존주주지분 20%(21억) 처리결과 등을 요청한 상태다.

한편 BNW는 공동운용사 IBK기업은행과 함께 만든 첫 블라인드 펀드(Blind Fund)이며 투자용 기술신용평가(TCB) 기술등급 상위 5등급 이상 기업에 결성금액의 80% 이상을 투자하도록 설정됐다. 따라서 기술력을 갖춘 성장 유망기업을 지원을 위한 금융사 공적자금으로 비칠 수도 있다.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금융권을 중심으로 벤처·중소·중견기업 등에 투자하는 펀드 운용사인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이 블라인드 펀드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일부 운용사에 특혜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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