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이 예고되면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금융당국이 내달 제4인터넷전문은행(이하 제4인뱅) 예비 인가 기준 발표를 예고하면서 은행권 진입을 위한 경쟁에 시동이 걸렸다. 업계에서는 자본 확보에 문제가 없는 더존뱅크의 출범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김변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4인터넷은행의 신규 인가 절차를 신속히 준비하고, 디지털 전환에 적합한 규제 체계도 마련하겠다"며 "내달 중 인가 기준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내달 예비 심사 기준을 발표한 뒤, 연말에 예비 인가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예비 인가 후 본인가까지는 약 1~2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4인뱅 출범 경쟁에는 △더존뱅크 △한국소호은행 △유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등 5개의 컨소시엄이 참여하고 있다.
인뱅 인가 경쟁에서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본력이 꼽힌다. 우선 금융당국은 앞선 인가에서 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봤다. 이번 예비 인가에서도 기존 시중은행을 컨소시엄에 포함해 자본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기흥 경기대 명예교수는 최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 주최 세미나에서 "자금 공급이 시급한 개인사업자 및 소상공인을 위한 전문은행이 나오기 위해선 자본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될 것"이라며 "시중은행과 금융지주 등 전통 금융사를 포함한 주주구성으로 자본력을 뒷받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더존뱅크와 한국소호은행이 인가를 획득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두 후보 컨소시엄에 기존 시중은행들이 이미 참여 의사를 타진했기 때문이다.
더존뱅크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 기업 더존비즈온(012510)이 주도하는 컨소시엄으로, 기업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대출 서비스가 강점이다.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사업자와 중소기업 대출을 제공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더존뱅크 지분 9.9%를 확보해 컨소시엄에 동참한 상태다.
한국소호은행은 핀테크 유니콘 기업 한국신용데이터(KCD)가 주도하며, '캐시노트'로 확보한 소상공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특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우리은행과 우리카드가 컨소시엄 참여를 결정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 불거진 우리은행의 전 회장 관련 부당대출 문제가 향후 한국소호은행 인가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대규모 금융사고를 일으킨 우리은행의 신사업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이미 제1인뱅 출범에 참여해 케이뱅크 지분 11.9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기존 인뱅들이 기대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인 만큼, 또다시 우리은행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후보군 중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된 은행을 내세운 곳들이 많지만, 인가 심사 기준에서 소상공인 데이터와 자본력이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우리은행 리스크로 인해 한국소호은행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 더존뱅크가 현재 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더존뱅크가 제4인뱅의 유력 후보로 기울고 있는 분위기다. 다만 가장 큰 변수로 농협은행의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그간 인뱅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던 농협은행이 컨소시엄에 참여하면 더존뱅크의 독주 체제가 뒤집힐 수 있어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참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합류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