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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재점화...'독자 경영' 선언 한미약품 대표 전무로 강등

지주사 강등 인사에 한미약품 "법적 효력 없는 인사"..."확고한 전문경영인 체제 구축할 것"

추민선 기자 | cms@newsprime.co.kr | 2024.08.29 15:38:45
[프라임경제] 한미약품(128940)이 한미사이언스(008930)의 종속회사가 아닌 독자적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선언하며 그룹 경영권 분쟁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부인 송영숙 회장·장녀 임주현 부회장 및 개인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등 '3자 연합'이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있는 한미약품부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재편'을 시도하는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그룹 지주사 경영권을 가진 임종윤·종훈 형제는 신동국 회장 측 인사인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를 사장에서 전무로 강등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29일 한미약품그룹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전날 오후 경영관리본부에 인사팀과 법무팀 등을 신설하고 이승엽 전무이사와 권순기 전무이사를 각각 담당으로 선임하는 한미약품 대표이사 명의 인사발령을 내부망에 공지했다. 박재현 대표 자신의 관장업무에도 경영관리본부를 포함했다.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 © 연합뉴스

그동안 한미약품은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인사팀이 관할해 인사발령을 내왔다. 이번 조직 신설로 인사 업무 등을 자체적으로 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힌 셈이다.

뒤늦게 상황을 파악한 한미사이언스는 임종훈 대표의 명의로 박 대표를 강등하는 인사를 냈다. 임 대표 측은 앞선 박 대표의 조치를 지주사 체제를 흔들려는 항명성 시도로 보고 경질성 발령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표의 강등 인사에도 한미약품 측은 독자 경영을 방침을 강조했다. 

이날 오전 한미약품은 그동안 지주회사에 위임해 왔던 인사 부문 업무를 독립시키고, 한미약품 내 인사조직을 별도로 신설한다고 밝혔다. 인사조직을 시작으로 독자경영을 위해 필요한 여러 부서들을 순차적으로 신설한다는 계획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올초부터 시작된 거버넌스 이슈 등으로 주주와 임직원들의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을 감안해, 조직을 빠르게 안정화시키는데 주력할 방침"이라며 "또 지난 3월 이후 다소 위축됐던 한미의 신약개발 R&D 기조를 복원하기 위한 시스템 정비부터 빠르게 진척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강등 인사에 대해서는 "아무런 실효성이 없으며, 오히려 원칙과 절차 없이 강행된 대표권 남용의 사례"라며 "지주사 대표의 인사발령은 모두 무효이며, 대표로서의 권한 및 직책은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한미약품은 그동안 인사 및 법무 등 업무는 지주회사가 이를 대행하며 계열사로부터 일정 수준의 수수료를 받아 왔으며, 계열사의 대표가 이를 독립화시켜 별도 조직을 만드는 행위는 법적인 아무런 장애가 없다고 설명했다. 또 이같은 경영 방침을 지주회사 대표에 대한 '항명'으로 받아들이는 것 자체가 넌센스이며, 전문경영인 체제의 독립성 강화가 왜 강등의 사유가 되는지 여부조차 납득하기 어렵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실제로 지주회사 대표는 그동안 계열사의 인사, 법무 등 경영지원 관련한 스텝 기능을 수탁받아 용역 업무를 대행하는 역할을 했을 뿐이며, 특정 임원에 대한 강등을 단독으로 결정하려면 사내 인사위원회 등 법적인 절차도 필요하다. 계열회사 임직원에 대한 직접적인 인사 발령 권한도 없다. 

한미약품에 따르면 사내 공지 전 이같은 내용에 대해 임종훈 대표와 직접 한 차례 협의하고, 이후 임종훈 대표측 인사와도 이같은 방침에 대해 설명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한미약품 관계자는 "그동안 임종훈 대표는 최근 소액주주들과의 면담에서도 확인됐듯이 주주들의 목소리를 더욱 경청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면서 "지분 절반 가량을 보유한 대주주 연합이 주장하는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한 목소리는 왜 듣지 않는 것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 지분 절반 가량을 확보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 회장, 임주현 부회장도 이번 한미약품의 독자 경영을 강력히 지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정당한 조치였다는 점에 대해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

또 이 관계자는 "이같은 조치는 지주사의 월권 또는 위법적인 조처로서, 엄연한 별개 주식회사인 한미약품의 이익과 거버넌스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박재현 대표이사의 거취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당초 계획한대로 지주회사와 차별화하는 독립 경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한미약품측은 현재 사내 인트라넷에 공지된 약품 발령 내용이 누군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이러한 지주사 대표이사의 계열사 대표에 대한 독단적인 인사발령은 계열사 이사회 권한 침해 등을 포함한 상법 등 현행 법률에 위반할 뿐 아니라, 선진적인 지배구조 확립 추세에도 역행한다"며 "독립된 계열회사가 높은 성과를 창출해야만 지주회사도 함께 동반성장할 수 있다.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독자경영 체제에 대한 진지한 성원을 해주시길 주주들께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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