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국내 기업들이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 전망이 밝은 데다, 정부가 법·제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폐배터리 시장은 2025년 3조원에서 △2030년 70조원 △2040년 230조원 △2050년 60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더해 유럽연합(EU)에서 핵심원자재법(CRMA) 등을 통해 배터리 재활용 원료 사용 의무화를 추진 중이라 폐배터리 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폐배터리 재활용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최근 '사용 후 배터리 산업 육성을 위한 법·제도 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한 것. 정부는 통합법 제정 작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법안은 △재제조·재사용 배터리 탑재 제품에 대한 유통 전 안전 검사·사후검사 의무화 △배터리 탈거 전 성능평가 도입 △재생 원료 인증제·배터리 전주기 이력 관리 시스템 등 신설 제도를 규정하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이를 바탕으로 배터리 순환 경제를 조성하겠다는 목표다.

서울 시내 한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들. ⓒ 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 국내 기업들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 및 상업화를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우선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8월 화유코발트와 폐배터리 재활용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신규 합작법인은 중국 장쑤성 난징시와 저장성 취저우시 등에 공장을 건설할 방침이다.
삼성SDI(006400)는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기업인 성일하이텍과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삼성SDI는 성일하이텍의 지분 8.79%를 보유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리튬이온배터리 내 △니켈 △코발트 △망간 △구리 △탄산리튬 5대 소재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SK온도 지난해 독일 화학업체 바스프(BASF)와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발표했다. 양사는 양극재 생산부터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배터리 밸류체인 전반에 걸친 협력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포스코그룹 역시 GS에너지, 화유코발트와 합작해 '포스코HY클린메탈'을 설립했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폐배터리에서 △탄산리튬 △황산코발트 △황산니켈 등 유가금속을 뽑아 재활용한다.
한국배터리산업협회는 폐배터리 시장 급성장에 따른 정부의 움직임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표했다. 이번 발표가 민간 중심의 폐배터리 산업을 육성하는 데 힘이 될 것으로 봤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은 "대책이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도록 국회 입법과 예산 등 관련 지원도 요청한다"며 "사용 후 배터리 산업이 미래 혁신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정부 및 관련 업계와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폐배터리 시장 전망이 밝은 만큼, 기업들의 투자가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정부의 발표에도 배터리 얼라이언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면서, 산업 활성화 등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