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이 대출금리 추가 인상에 나선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은행권에서 대출금리 추가 인상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가계부채 축소 기조에 맞춰 은행에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다. 이로 인한 수혜는 결국 은행에 향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4일부터 아파트 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 상품의 금리를 0.20%p 상향 조정한다. 이 외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금리 상품과 전세자금대출 2년 고정금리 상품도 0.15%p 인상할 계획이다.
앞서 우리은행은 지난 12일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소폭 인상한 바 있다. 영업일 기준 3일만에 추가 인상을 결정한 셈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최근에 은행들이 모두 금리 인상을 했었는데, 조금 올렸던 은행들이 다른 은행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미세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상황에 맞춰 대출 금리는 언제든 조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3일 가계대출 관리 실태에 대한 현장점검을 예고하자, 은행권은 일제히 대출 금리 인상에 나섰다. 금리를 높여 대출 수요를 억누르겠다는 계획이다.
KB국민은행은 같은날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상한 뒤 지난 11일에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올렸다. 이어 오는 18일에도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0.2%p씩 상향 조정할 계획이다. 이달에만 세 번째 인상이다.
신한은행은 오는 2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05p 인상한다. 지난 15일 금융채 5년물과 연계된 대출 상품의 금리를 0.05%p 올린 이후 추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이처럼 은행이 인위적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리자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금리가 하락 중인 가운데, 예금금리와 대출금리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어서다.
예금과 대출의 금리차가 벌어져 은행 이자수익이 크게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5대(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은행의 1년 정기예금의 최고 금리는 연 3.45%로 기준금리보다도 낮은 상태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금리차 확대로 수익이 많아진다고 해도 달갑지만은 않다"며 "매번 은행의 수익이 높아질수록 이에 대한 채찍질도 거세졌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이어 "가계대출 관리 기조에 맞추기 위한 다른 방법이 마땅히 있지도 않아 어렵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