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이사가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레젠테이션 중인 모습. = 박기훈 기자
[프라임경제] "다년간 꾸준한 이익 성장을 해왔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매출은 매년 82%,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65% 증가했다. 매출액 기준 매년 약 10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생산능력(CAPA) 확장에 전념하고 있다"
국내 대표 특수변압기 기업 산일전기가 15일 여의도에서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상장 후 성장전략과 포부를 밝혔다.
산일전기는 특수변압기와 리액터 등 전력기기 제조·판매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이다. 송배전 전력망,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및 에너지저장시스템(ESS), 전기차(EV) 충전소, 데이터센터 등과 같이 성장성이 높은 전방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변압기를 공급하고 있다.
산일전기의 올해 1분기 기준 전방시장별 매출액 비중은 △송배전 전력망 32.1%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ESS 56.4% △EV충전소·데이터센터 등 기타 11.4%로 안정적인 매출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수변압기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 에너지 발전, 석유화학·해양플랜트, 철도, 선박 등에서 특수한 목적으로 사용되며 다양하고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는 변압기다.
일반변압기는 표준규격으로 대량 생산되지만 특수변압기의 경우 표준규격과 더불어 특수목적에 맞는 설계·제조 기술이 요구되기 때문에 기술적 난이도가 높고 제품 품질 신뢰도가 중요하다.
산일전기는 수출 중심 기업이다. 전체 실적의 약 85%가 미국, 프랑스,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 나온다. 약 35년간 특수변압기를 글로벌 선두 기업에게 제공하면서 기술 노하우를 축적했다.
특히 지멘스(Siemens)향으로 3년, GE향으로 13년간, 도시바&미츠비시(TMEIC)향으로 25년간 변압기를 공급해오면서 고객사로부터 품질 신뢰도를 확보했다.
이밖에도 국내 민간 고객사로는 포스코, HD현대, 삼성, GSE&C, 대우E&C, 두산, LG화학 등이 있으며, 국내 공공 고객사로는 코레일, 한국전력공사, 국가철도공단,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을 두고 있다.
산일전기는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인정받은 기술력을 무기로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큰 성장을 이뤘다. 올해 1분기의 경우에도 영업이익률 32.9%를 기록하며 높은 수익성을 보였다.
이번 상장을 통해 산일전기는 노후화된 변압기 교체 수요 도래 시점과 더불어 친환경 에너지 관련 정부 및 민간기업 투자 확대에 맞춰 선제적인 CAPA 증설, 글로벌 고객사 확대 등의 전략으로 지속 성장할 계획이다.
증가하는 변압기 수요에 맞춰 산일전기는 선제적으로 2공장 증설을 진행했다. 2공장은 올해 4분기 내 부분 가동(1만6000대/년)을 시작으로 2026년에는 전체(3만7000대/년)를 가동할 방침이다.
2공장 전체 가동 시 기존 1공장 1만6000대 CAPA 규모에서 1공장과 2공장 합산 연간 총 5만3000대를 생산할 수 있을 만큼 확대된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에 있는 산일전기 본사. ⓒ 산일전기
박동석 산일전기 대표이사는 "매출이 계속하고 늘어나고 있기에 이에 대응하기 위해 CAPA를 늘리는 것"이라며 "올해 목표로 하고 있는 매출액 3200억원의 경우 1공장만으로도 무리가 없지만, 내년부터 늘어나는 3000억원 이상의 수주 물량을 충분히 책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산일전기는 해외 중에서도 미국 비중이 60% 이상으로 높다. 이와 관련해 "미국 고객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라는 요청을 계속해오고 있다. 언젠가는 해외공장 확장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매출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정권 교체에 대한 일부 우려에 대해선 "예전 트럼프 대통령 집권 당시와 달리, 현재 미국 내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 내 업체들만으로는 변압기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기에 과거 한국산 변압기에 대한 반덤핑 과세와 같은 악재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코스피 상장과 관련해 "20년 전 이른바 '코스닥 바람'이 불 때 상장을 꿈꿨었으나, 과거엔 변압기 산업을 '굴뚝 산업'이라고 칭하는등 기술력에 대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없었다"며 "좋은 평가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다 지금에 이르렀다. 전기가 다시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회했다.
이어 "상장을 통해 좋은 인력들이 우리 회사에 많이 입사하길 바라는 마음도 있다"며 "앞으로 더 큰 투자가 이뤄질 수도 있다. 아울러 전력기기 '슈퍼 사이클' 이후에도 뒤처지지 않도록 더 경쟁력 있는 좋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 기술 투자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본업에 충실하며 우상향하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며 "지난해 주주들에게 순이익의 12% 정도를 배당으로 돌려드렸다. 앞으로 이러한 주주환원정책을 꾸준히 늘려갈 생각"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산일전기는 이날까지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총 공모 주식은 760만주,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4000~3만원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7307억~9134억원이다. 일반 공모청약은 18~19일 진행한다. 증시 상장 예정일은 29일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