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모두가 승리했다."
한미약품그룹의 개인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창업주 장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008930) 사내이사가 10일 그룹 내 대주주 간 분쟁종식을 선언했다.
신 회장과 임 이사는 지난 9일 회동 후 10일 임 이사측을 통해 "창업주 임성기 전 회장은 물론 배우자 및 자녀일가로부터 두루 신뢰를 받고 있는 '창업자의 깐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중심으로 6개월이상 지속됐던 가족간 분쟁이 종식되고, 한미약품그룹은 결속과 안정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밝혔다.
신동국 회장은 "최근 한미약품 모녀(송영숙, 임주현)가 보유한 일부 지분에 대한 매입은 상속세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한편 한미약품을 지키기 위한 대승적 결단이었다"고 밝혔다.
임성기 설립자와의 의리를 중시하는 신 회장은 최근 송영숙 전 회장을 비롯한 가족들을 수차례 만나 한미약품의 조속한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오너 가족과 회사의 성장 과정을 누구보다 잘 아는 신 회장의 고뇌에 찬 중재로 3자가 힘을 합치는데 극적으로 합의함에 따라 밸런스 있는 경영집단체제가 구축됨과 더불어 안정과 발전의 토대가 마련됐다는 평가다.
신동국 회장과 임종윤 이사는 과거 단순히 회장, 대표이사의 수직적인 모습에서 벗어나 위원회와 고문단 등 각계 전문경영인을 경험한 최고의 인력풀을 놓고 모든 주주들이 바라는 밸류업을 견제와 투명성, 스피드를 더해 신속한 성과까지 이어지게 하는데 필요한 인적자원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 회장은 "송 전 회장이 회사 발전을 위해 대승적 차원에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로 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한다"며 "두형제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책임경영과 전문경영, 정도경영을 하이브리드 형태로 융합시키는 방안을 논의중이다"라고 말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올해부터 창업주 일가가 모자(母子)로 나뉘어 경영권 분쟁을 겪었다.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사이언스 회장은 신 회장에게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한미약품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다. 이 때문에 송 회장은 물론이고 임 회장의 장차남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이사와 임종훈 대표를 비롯한 창업주 일가는 모두 경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인식됐다. 그런데 이날 신 회장이 "형제와 책임경영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는 신 회장의 지휘 아래 전문경영인을 기용하면서 형제도 경영에 참여시키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 신 회장은 특정 대주주와 손을 잡았다거나 지분 재경쟁 등 추측성 해석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경계했다.
특히 "임성기 전 회장 일가 중 그 누구도 한미약품을 해외에 매각할 뜻이 없다"며 "해외에 매각한다는 것은 국민제약회사인 한미약품 정체성에도 반하는 것으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도 단호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속세 부분과 관련해서 대주주 전체 오버행이슈가 없도록 자체 해결하겠다고 덧붙였다.
◆북경한미 내부 거래 의혹...임종윤 "기업가치 훼손, 법적 조치 고려"
앞서 신 회장은 송 회장·임주현 부회장과 지분 매입 계약과 의결권 공동 행사 약정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계약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신 회장 지분은 12.43%에서 18.93%로 늘어난다. 송 회장 지분은 11.93%에서 6.16%로, 임 부회장 지분은 10.43%에서 9.7%로 줄어든다. 신 회장 지분이 모녀 지분 전체보다 많아지는 것이다.
일부 지분을 신 회장에게 넘긴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전문경영인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재점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동시에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가 소유 중인 중국 법인 북경한미약품에 제기된 부당내부거래 의혹과 관련 내부 조사에 착수하면서 임종윤, 종훈 형제 측이 주장하는 '직접' 경영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렸다.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 본사 전경. © 한미약품
지난 8일 한미약품에 따르면, 회사는 시장에서 제기된 임종윤 이사가 세운 코리(COREE)그룹과 한미약품의 중국 법인인 북경한미의 부당 내부 거래 의혹에 대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 시장에서 코리그룹이 북경한미의 수익을 임종윤 이사의 개인 회사인 디엑스앤브이엑스(180400·DXVX)에 제공해 한미약품그룹의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임종윤 이사와 DXVX 측은 이런 의혹에 대해 "경영권을 빼앗기 위해 임종윤 이사를 폄하하려는 목적이 깔린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용구·권규찬 DXVX 대표이사는 지난 9일 회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불확실한 정보가 정상적인 경영 활동에 피해를 주고, 기업 가치와 주주가치를 훼손하기 때문에 필요할 경우 법적 조치 등 다양한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한 언론은 코리그룹 계열사 룬메이캉이 한미약품자회사인 북경한미약품에서 생산하는 의약품의 중국 내 유통을 담당하는 것과 관련해 부당 내부 거래에 해당할 소지가 있으며, 코리그룹의 자금이 DXVX로 유입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룬메이캉을 소유한 오브맘홍콩이 DXVX에게 별도의 지급 보증과 담보 없이 253억원을 빌려주는 등 그룹 차원의 지원이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에 대해 디엑스앤브이엑스 측은 "코리그룹의 묻지마(?) 지원에 대한 것은 왜곡된 정보와 신약개발 특성의 몰이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양사의 협력은 맞춤형 백신 신약개발과 미래의료사업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는 유전체 진단분야에서 DXVX가 갖고 있는 핵심역량을 제공하는 Genomic CRO 등 상호 윈윈하는 비지니스 계약, 협력이었다"고 설명했다.
'부당내부거래' 법률적 기준은 경쟁사업자에 비해 유리하거나 또는 낮거나 높은 대가성이 있어야 하는데, 룬메이캉은 정상가격으로 제품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북경한미가 중국 현지 GSP 회사의 유통망에 종속되거나, 과도한 유통마진을 보장해줘야 하는 리스크를 해지하고, 중국 기초의료시장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신시장에서 북경한미 매출이 증가, 지금의 북경한미 성장 발판을 마련하는 계기가 됐다고 부연했다.
오브맘홍콩에서 DXVX로의 253억 대여에 대해서는 "홍콩법률에 적용을 받는 오브맘홍콩 이사회 결의에 의해 적법하게 이루어졌고, DXVX 또한 내부거래위원회의 심의, 결의돼 진행된 사항이다. 이자율 또한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적정 이자율에 따라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다"고 말했다.
계속해서 "북경한미와 룬메이캉 거래는 2009년부터 진행됐고, 매년 회계감사에도 문제가 없었다. 2020년 9월부터 송영숙 회장이 북경한미 동사장(이사회 의장)으로서 의사결정권자임에도 유통파트너로서 유지됐다는 것은 북경한미가 룬메이캉 같은 안정적이며, 경쟁력 있는 유통법인이 필요했으며, 이 같은 유통 및 판매구조가 상호간 이해관계에도 합치했음을 반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리그룹이 룬메이캉을 통해 사익 또는 부당이익을 취득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룬메이캉이 있었기 때문에 북경한미는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중국 기초의료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와 수익실현이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한편, DXVX는 최근 504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것과 관련해선 신약 파이프라인 조기 상업화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시가총액을 코스닥 150지수 편입 수준까지 끌어 올리는 것을 목표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