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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엔화예금, 올 상반기 1355억엔 증가…"단기적 투자 쏠림 주의해야“

일본 기준금리 추가 인상 안갯속, 엔화 가치 반등 미지수

박대연 기자 | pdy@newsprime.co.kr | 2024.07.02 14:42:41

일본 엔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5대 은행의 엔화 예금 잔액이 올해에만 약 1조4000억원 가까이 불어났다. ⓒ 연합뉴스

[프라임경제] 기록적인 '슈퍼 엔저'에 엔화예금 증가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 여행 증가와 가치 반등을 노린 엔화 투자자들이 늘어난 영향이다. 하지만 엔저 현상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미지수여서 전문가들은 투자 쏠림에 주의를 당부한다. 

2일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에 따르면 엔화예금 잔액은 지난 6월 말 기준 1조2929억엔으로 1월 대비 1355억엔이 늘었다. 지난달엔 약 36억엔(한화 약 309억원)이 늘었고, 특히 5월엔 한달새 481억엔이 폭증했다. 올해 들어 단 한번도 증가세가 멈추지 않으면서 상반기에만 한화로 약 1조1630억원이 증가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통상 엔저 상황에서 엔화예금 잔액 증가는 일본 여행 증가와 환차익 기대감에 따른 투자를 중요 원인으로 꼽는다"며 "기업부문의 경우 해외 직접 투자 자금과 해외 자회사에서 발생한 이익을 국내로 이전하면서 엔화예금 잔액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저 현상은 오랜 기간 이어져 왔지만, 최근 들어 가치가 더 크게 하락했다"며 "이 때문에 엔화예금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엔·달러 환율은 지난달 28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61엔을 돌파했다. 엔화 가치가 지난 1986년 12월 이후 37년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같은 기간 100엔당 대원화환율은 864.31원으로 2008년(882.20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대급 엔저에 일본 관광객은 급증하고 있다. 일본정부관광국(JNTO)이 지난달 19일 발표한 방일외국인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 방일관광객은 지난 5월 기준 73만8000명이다. 전년 동월 대비 43.3%가 증가했다. 

5월 방일외국인 중 한국인 관광객은 24.3%로 가장 높았다. 2위를 차지한 중국인 관광객(54만5400명)과 비교해도 19만2600명이 앞선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에 방문한 한국인은 373만8700명으로 부산 전체 인구(329만3000명)보다도 많았다.

일본정부관광국에 따르면 한국인 방일관광객은 지난 5월 기준 73만8000명이다. ⓒ 프라임경제 편집


다만 경제 전문가들은 엔화 투자 쏠림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다. 단순 여행자금 목적의 저축은 괜찮지만, 가치반등을 노린 단기적인 엔화 투자는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엔저는 구조적으로 일본이 유도한 현상이다. 일본은 1990년대 후반부터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경제가 장기 침체에 빠졌다. 이른바 디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하락)이 나타난 대표적인 국가다. 통상 물가의 단기적인 하락은 소비 증가 등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장기적인 하락은 심각한 경제 침체와 실업률 증가 등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난다. 

이에 일본 중앙은행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엔화를 무제한으로 풀었다. 일본 기준금리는 지난 2016년 1월부터는 –0.1%까지 낮아져 유지됐다. 은행에 돈을 넣어도 가치가 하락하는 셈이지만, 빌리는 입장에서는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 또 기준금리를 낮춰 물가상승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문제는 물가상승률 목표가 달성됐지만, 경제 침체가 여전하다는 점이다. 일본 물가상승률은 지난 5월 기준 2.5%로 중앙은행 목표치인 2%를 넘어섰다. 반면 월별 실질임금 상승률은 2년째 마이너스(-)다.

엔저의 부작용이 나타난 것. 결국 일본 중앙은행은 올해 3월 –0.1%였던 기준금리를 0~0.1%로 끌어올렸다. 일본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약 17년 만에 인상되면서, 엔화 가치 반등에 대한 기대가 덩달아 높아졌다. 하지만 일본 중앙은행은 아직까지 추가적인 인상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이다. 여기에 더해 미국 기준금리와 격차 등으로 엔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게 금융권 중론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일본은 마이너스 금리 시절에 막대한 돈을 풀었다 보니, 세계 주요 국가 중 가장 높은 부채비율을 가지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올리는 순간 금리 부담 증가와 경제 성장 둔화를 넘어 경제 위기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때문에 엔화 가치반등이 이뤄진다고 해도 장기간 시간을 두고 서서히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엔화예금이 폭발적으로 늘었다고 해서 단기적인 수익만을 기대하고 엔화에 투자하면 위험하다"고 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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